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최초 보도한 MBC와 해당 보도를 바탕으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역공을 펼치고 나서면서 정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MBC 문화방송의 행태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이번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의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실이 해당 영상 송고 사실을 파악한 뒤에 각 언론사에 정확한 워딩을 확인하기 전에는 보도하지 말아달라 요청한 상태였다”며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데 MBC는 이러한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매우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C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MBC는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생태탕 보도, 경찰 사칭 야당 대선 후보 부인 녹취록 방송 등 정치적 중립성과 취재 윤리를 무시한 보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어떻게 공중파 민영방송, 공정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냐”며 “MBC에 대해서는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주혜 비대위원도 이 자리에서 “MBC 제3노조는 더불어민주당과 MBC 간에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을 밝히려는 입장을 냈다”며 “윤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사적으로 나눈 얘기를 촬영한 MBC 영상이 뉴스로 보도되기도 전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관련 내용을 먼저 지적했는데, 이 경위가 매우 의심스럽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부정확한 내용을 단정적인 내용으로 보도한 MBC의 이번 처사는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처사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MBC 내부에서부터 의혹이 제기되는 사건인 만큼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행 비대위원은 “밀정 의혹, 광우병식 선동, 악마적 편집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윤 대통령 발언과 MBC 보도, 그리고 민주당의 비난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시간을 재구성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은 “도대체 박홍근 원내대표와 현근택 전 상근부대변인이 어떤 방법으로 사전에 그 내용을 입수했는지 모르겠다”며 “시간대별로 보면 분명 박홍근 원내대표와 특정 기자 간에 권언유착이 있었거나 아니면 특정 기자가 밀정 노릇을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만약 SNS상에서 보았다면 그 근거를 확실히 밝혀주셔야 한다”며 “송출 영상을 접할 수 있는 특정인이 보도 전에 광우병식 선동을 사주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MBC 디지털본부는 악마적 편집 동영상을 만들었고 미국이라는 단정적인 자막까지 넣었다”며 “그렇다면 이렇게 방송토록 결정한 경영진의 결정 과정도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반드시 국정감사 중에 따져 봐야 할 사항이고 동시에 수사를 의뢰해야 된다”면서 “풀 동영상에 대해 가처분 신청이 필요하다. 과방위는 물론, 당 지도부가 MBC에 대한 항의 방문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9시 33분 당시에는 국내 언론 어디에도 보도되지 않았던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행사장 발언을 언급했다”며 “그로부터 34분 뒤 MBC는 뉴욕 행사장에서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문제 제기했다. 

김 위원은 이를 두고 “야당이 먼저 언급하고 언론이 그걸 확인해 주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라며 “민주당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민주당 자신들이 봤다는 최초의 SNS 동영상이 뭐였는지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만일 특정 정당과 언론사가 보도정보를 사전에 주고받으며 여론몰이를 시작했다면 완벽한 정언유착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 비판과 법적 제재도 감수해야 할 사안”이라며 “민주당에 분명한 해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영상을 어떻게 봤는지, 그리고 어떻게 확신에 차서 왜곡 발언을 했는지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만약 MBC가 보도 전에 이미 영상을 찌라시로 유포했다면, 그 의도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손이 찌라시로 ‘기획’, 박 원내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선동’했다”면서 “MBC는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논란을 유도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손이 만든, 기획-선동-유포로 이어지는 ‘제2의 광우병 사태’의 실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제2의 광우병 획책을 한 ‘보이지 않는 손’이 무엇인지 반드시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시사경제신문=정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