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대응 방안, 67% ‘평화적으로“ vs 25% ”군사적으로“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여론 71%가 "위협적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위협을 느끼는 여론이 북한의 앞선 핵실험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여론 71%가 "위협적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위협을 느끼는 여론이 북한의 앞선 핵실험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위협을 느낀다는 여론이 북한의 앞선 핵실험 당시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10월 2주(11~13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평화에 어느 정도 위협적이로 보는지’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1%가 ‘매우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약간 위협적’이라는 응답도 30%로, ‘위협적이다’는 응답은 전체의 71%에 달했다. 

반면,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19%,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5%로 나타났고, 응답유보는 6%였다. 

유권자 열 명 중 일곱 명꼴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갤럽은 이와 관련해 “과거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 우리 국민이 느꼈던 위협성 수준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갤럽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위협적이라는 응답이 76%였고, 2016년 9월 5차 핵실험 당시에는 75%가 위협적이라고 응답했었다. 또, 마지막 실험이었던 2017년 9월 6차 핵실험 당시에도 국민 76%가 위협적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다만, 2016년 1월 4차 핵실험 직후 조사에서는 위협적이라는 응답이 61%로 다소 낮은 수준을 보였는데, 갤럽은 이에 대해 “당시 북한은 직접 ‘첫 수소탄 핵실험 성공’을 알렸지만, 2015년 8.25 남북 합의로부터 반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협적이다’는 응답은 보수 정치성향 유권자에서 82%로 특히 높게 나타났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77%가 위협적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진보 정치성향 유권자에서는 61%가 ‘위협적’이라고 응답해 정치성향별로 크게 엇갈린 모습이 나타났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압도적인 67%가 ‘평화-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평화-외교적 해결책으로 효과가 없으므로 군사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국민의힘 등 여권 일각에서 전술핵 재배치 및 9.19군사합의 파기론까지 주장하고 있지만, 여론의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평화-외교적 해결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43%로 높게 나타나, ‘군사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강경론 47%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정치권 최대 논쟁 사안 중 하나인 일본과의 군사적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49%로,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 44%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은 민주당이 현재와 같이 일본과 군사동맹에 강경 반대하기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p 하락한 28%를 기록했다. 9월 3주 반짝 반등에 성공해 33%를 기록했던 때를 제외하고 7월 4주 이후 장기 20%대 늪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부정평가는 지난주와 같은 63%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1주 만에 6%p 급등하면서 38%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1%p 하락해 32%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양당 간 격차는 6%p 차이로 벌어졌다. 그러나 정당 지지도는 7월 말부터 거의 매주 양당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재의 격차가 굳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최근 발표된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안과 관련해 ‘좋게 본다’는 긍정적 응답자가 42%로 ‘좋지 않게 본다’는 부정적 응답자(38%)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남성은 절반가량인 49%가 ‘좋게 본다’ 답했지만, 여성은 34%만 ‘좋게 본다’고 응답해 성별에 따른 시각차가 드러났다. 

정치성향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압도적인 73%가 ‘좋게 본다’고 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64%는 ‘좋지 않게 본다’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RDD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 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1.2%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시사경제신문=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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