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국에 왜 갔는지 의문...당당한 외교로 글로벌 호구 아님을 증명해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교통 문제로 조문이 취소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외교 참사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사진 =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교통 문제로 조문이 취소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외교 참사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했지만, 정작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 조문은 현지 교통 문제로 취소된 데 대해 야당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은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과 우크라이나 조문 사절단도 모두 교통 통제 조건에서 조문을 했는데, 왜 윤석열 대통령만 조문을 못했는지 궁금해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의장은 이어 “이 일대 교통 통제는 사전 예고돼 있었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운동화 신고 걸어서 조문을 했다”며 “교통 통제를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았는데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영국에서 개최된 G7회의에 초청된 문재인 대통령이 G7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장면을 언급하며 “그런데 1년만인 지난 8월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대통령은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기사를 내서 한국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개탄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서거 당일부터 여왕 이름에 오타를 내고 ‘조문 외교’에 ‘조문’을 빼먹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윤 대통령은 왜 영국에 갔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난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전기차 차별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여전히 빈손 외교를 하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한일 정상회담은 여전히 회담자체가 오리무중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국익 관점에서 당당한 외교를 해서 한국이 글로벌 호구가 아님을 증명해 주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임오경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외교 홀대론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대통령실의 설명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교통사정을 엘리자베스 여왕의 참배 취소 사유로 댄 것도 부족해서 ‘국내 정치를 위해 슬픔마저 활용되는 것은 유감’이라는 황당한 입장을 내놨다”고 맹비난했다. 

임 대변인은 “누가 슬픔을 활용하는가. 대통령실이야말로 외교참사에 대한 책임을 슬픔을 활용해 덮으려 하지 말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전 비서관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왔다는 것”이라며 “조문은 못 하고 운구한 다음 홀로 남아 결국 방명록에 작성한 게 조문을 대체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같이 비난하는 민주당을 향해 “도를 넘는 근거 없는 비판”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조문을 위해 가 계신 대통령에 대해 이런저런 도를 넘는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다”며 “외교 활동 중에라도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 선수에 대한 응원과 예의를 지켜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전날 관련 논평에서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실패한다고 야당에게 도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좁은 소견”이라며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표이고,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의 국익을 이룰 수 있고 국격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또 “민주당은 ‘외교 참사’, ‘빈손 순방’을 우려하고 있지만 진심으로 국익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정정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경제신문=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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