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과 물류업계는 친환경 바람

현대차 2층 전기버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2050년의 탄소 중립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이에 우리 주변 생활 속에서도 전기차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작년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친환경 운송수단인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각국에서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이 이어지면서 내연기관 자동차로부터 전기차동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기차는 주행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전기차 1대 기준 내연기관차 대비 연간탄소 배출량을 2t 가량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운행 비용이 경제적이고 유지비가 낮은 장점도 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 주범으로 불리는 버스, 이제 전기차로 시동 건다

환경부는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차량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21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인천과 서울 간 광역버스 노선에 2층 전기버스를 이날 운행을 시작한다며, 단계적으로 전기차를 투입한다고 예고했다. 이 2층 전기버스는 대중교통 중심의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기 위한 국가 지원책으로 연구·개발됐다. 

'한국형 대용량 2층 전기버스 R&D' 개발 사업은 현대자동차 주관으로 지난 2017년 12월 착수돼 2019년 6월까지 수행됐는데 정부 30억원 민간 30억원 등 총 6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그동안 일부 지자체에서 버스 탑승 대기시간 등을 줄이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2층 버스를 운행했지만 연료가 경유여서 대기오염 문제를 유발했다.

현대차는 "이번 2층 전기버스 도입으로 도심 공기 질 개선과 교통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이층 전기버스를 비롯해 다양한 친환경 차량을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와 국토부는 대당 8억원 상당인 전기버스 구입 가격도 지원하기로 했다. 광역버스 업체가 전기버스를 구매할 경우 4억4200만원은 환경부와 국토부가, 1억5800만원은 지자체가 부담한다. 업체는 2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미세먼지 뿜는 오토바이 대신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한다

지난해 11월 12일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우체국에 시끄럽고 미세먼지를 뿜는 오토바이 1만4000여대 대신 초소형 전기차 1만여대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초소형 전기차 도입으로 집배원들의 안전사고를 줄이는 등 근무환경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전기차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우정산업본부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중형 트럭 '마이티 전기차'를 올해 7월부터 우체국에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전기차는 11회 충전 시 최대 약 2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최고속도 80km/h, 모터파워는 150kW다.

지난해 11월 12일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우체국에 시끄럽고 미세먼지를 뿜는 오토바이 1만4000여대 대신 초소형 전기차 1만여대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이제는 ‘착한 택배 시대’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비대면 거래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유 택배 차량이 늘어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최근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잇따르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의 택배 시장은 이제 단순 편의 서비스를 넘어, 사람 대신 물건을 실어 나르는 또 다른 대중교통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에 택배·물류업계는 소음과 매연 등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디젤트럭 대비 진동이 적어 배송기사의 승차감을 높여 근무환경을 일부 개선할 수 있는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택배·물류업계 친환경 바람

전기트럭과 수소전기트럭을 적극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정부가 2023년부터 신규 등록하는 택배차량에 경유차를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CJ대한통운은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 전기화물차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차량 3만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전기화물차를 경기도 군포와 울산에 2대씩 총 4대를 택배배송에 투입했다. 올해는 이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기아자동차에서 만든 전기화물차를 도입한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전기화물차. 사진=CJ대한통운

한진도 올해 3분기 전기화물차 투입을 목표로 최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진은 제주택배지점에 경유 하이브리드 차를 투입해 시범 운영한 뒤 개선된 전기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SSG닷컴의 신선상품 배달에 1t 전기트럭 한 대를 시범 투입했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 003'에서 전기배송차를 이용해 배송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업계 최초로 콜드체인 전기화물차를 정식 배송에 투입했다. 현재 20대 가량인 콜드체인 전기화물차를 올해 100대·내년 200대로 매년 늘려갈 예정이다.

다른 물류업체들도 친환경 전기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기화물차는 1800만원(소형 기준)을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 규모에 따라 도입속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업계에서 조속한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기가 많은 현대차 포터EV(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이 선착순으로 빠르게 소진돼 구매를 위해선 수개월을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