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5월 판매 일본차 제치고 1위
인도 지난달 판매량 1위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와 기아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장악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를 제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4일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현대차 베트남 판매량은 2만4420대로 도요타(2만4112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2만3440대로 3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 합산 판매량은 4만7860대이다.

현대차는 작년 처음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부터 2개월 연속 월별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는 인도 전략형 모델인 그랜드 i10과 엑센트, 아반떼, 코나, 투싼, 싼타페, 포터 등이 생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연간 시장 규모도 지난해 33만4000여대까지 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자동차제조협회(SIAM)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인도에서도 월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합산 판매량은 3만6501대이다. 올해 1∼5월 누적으로는 현대차가 23만208대 기아는 8만201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에 힘쓰면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 점유율 96%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에도 공격적으로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15억5000만달러(약 1조823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타마스 공단에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말부터 연간 15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하며 향후 최대 2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차 브랜드 닛산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소속국가의 소비자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37%가 다음 차로 전기차를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절반 가량이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이미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패권을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허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사업과 전기차 금융 지원 사업을 확대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랩 로고를 부착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그랩

지난 2018년부터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모빌리티 업체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차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또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1조원~1조300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경제신문=최윤한 기자]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