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기념식 생략, 이재용 수감 중 응급수술로 입원..."특별대우 받기 싫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 수술 후 회복 중인 가운데 삼성이 22일 창립 83주년을 맞는다. 시사경제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가운데 삼성그룹이 22일 창립 83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창립기념일에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삼성물산 등 일부 계열사에서 간단한 기념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38년 3월 1일 삼성상회를 설립했지만,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88년 3월 22일 ‘제2창업’을 선언한 이후 매년 3월 22일을 창립기념일로 삼아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11월 1일 창립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창립 기념일은 과거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존재하던 시기에는 중요한 행사로 꼽혔으나, 삼성은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 행사를 생략해왔다. 2018년 창립 기념일에는 고 이 회장이 와병 중이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석방된 직후였다.

올해는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구속되면서, 삼성은 다시금 총수 부재 상황을 맞게 됐다.

현재 이 부회장은 충수염 수술을 마친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요양 중인 상태다. 지난 19일 복부 통증을 호소한 뒤 평촌 한림대병원으로, 다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진 질병으로 맹장 끝인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이 부회장은 특혜 오해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구치소 의료진의 외부 진료 권고에도 복통을 참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5일 예정된‘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관련 첫 공판 기일의 이 부회장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 참석이 의무이기에 이 부회장은 이날 구속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장내 감염 정도에 따라 1주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못하게 되면, 법원은 함께 기소된 다른 삼성 관계자들만 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열거나 공판 기일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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