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야당 말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선언

윤석열 정권이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며 대통령 사과를 요구해온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의원 전원 불참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이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며 대통령 사과를 요구해온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의원 전원 불참했다.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의원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은 25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시정연설에 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국정감사 마지막 날에 제1야당의 중앙당사가 침탈당하는 폭거가 발생했다”며 “국회의 권위를 부정하고 야당을 짓밟는 것을 넘어서서 말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특히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면서 “정치 도의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 엄중한 심판이 잇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부와 여당이 이런 방식으로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이제 우리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한다”고 전면 투쟁 의지를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제 외교현장에서 우리나라 야당을 향해 버젓이 비속어로 공격한 적이 헌정사에 있었냐”며 “바이든이라 말해놓고 날리면이라 알아들으라며 전 국민의 귀를 시험한 억지야말로 근현대사를 통틀어 초유의 일이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종북주사파 운운하며 협치 불가를 선언한 것 또한 군부독재 시절에도 들어보지 못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민주화 이후 제1야당 당사를 국정감사 중에 침탈한 것 역시 유례가 없다”며 “지금 헌정사에 초유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바로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국정 논의는커녕 야당을 아예 말살하려고 한다. 무차별 영장 남발과 전방위 수사 등 전 정부 털기 정도가 아니라 ‘전면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며 “그런다고 이 정부가 초래한 온갖 참사, 국정무능, 민생실패가 가려질 리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시정연설과 관련해서는 “오늘 우리는 (자유한국당 당시) 국민의힘처럼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대통령 연설을 직접 방해하는 행위보다 더 엄중하면서도, 더 절제된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충분히 표출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다”며 전면 불참의 뜻을 밝혔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반협치 폭주 앞에 오늘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거부하지만 우리 민주당은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내년도 나라살림 예산 심사에 그 어느 해보다 더 철저하게 그리고 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덧붙여 밝혔다. 

한편, 민주당 의원 전원은 국회 본회의장에는 입장하지 않고 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피켓 등을 들고 규탄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시사경제신문=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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