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20일 그랜저 만드는 아산공장 휴업

현대차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원활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오는 19~20일 이틀간 아산공장을 휴업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또다시 아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16일 현대차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원활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오는 19~20일 이틀간 아산공장을 휴업한다고 밝혔다.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생산라인만 휴업하며, 자동차 엔진 생산라인은 정상 근무가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휴업으로 20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충남 아산의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라인은 지난 12~13일에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해지면서 멈춰서게 됐다. 지난달부터 공장별로 특근을 줄이고, 인기 차종 우선 생산 등으로 대응해왔지만, 결국 가동을 중단했다.

앞서 현대차는 소형 SUV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을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아이오닉5의 경우 4월 생산 목표를 10000대에서 2600대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반도체 재고 상황을 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추가 휴업 여부는 현재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자동차 업계의 수요 예측 실패에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자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발주량을 줄였다.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가 반등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추세 또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차량에 평균 200개가 들어간다. 그러나 전기차는 이보다 2∼3배가 더 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단기간에 늘리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보다 수익성은 낮은 반면에 자동차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이 요구돼 차량용 반도체는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아 생산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이다.

반도체 부품은 네덜란드 NXP와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및 엔비디아 등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달 19일 차량용 반도체 세계 생산 2위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에서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수급난이 더욱 심화됐다. 생산 재개는 1~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 텍사스 한파 등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공장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해지자 TSMC 등 대만 내 주요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공정 자체 조정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율을 2~3% 가량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공급부족 즉시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며 “생산 물량을 늘리더라도 차량용 반도체는 발주에서 완성차 단계까지 반영되는데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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