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물질 섭취해야, 삼겹살은 도움 안 돼
지병 있는 사람들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휴대하라

미세먼지는 생각보다 위험한, 간과할 수 없는 병인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실내를 외부공기로부터 차단하고 외출 시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진은 미세먼지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한 양천구민들. 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 ]  미세먼지가 며칠째 계속되면서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졌다. 정부 차원의 대응 매뉴얼과 홍보가 없어 국민들은 우왕좌왕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생리학 분야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는 김찬 박사로부터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요령을 알아봤다.

미세먼지의 특징은 공기 중에 떠있는 부유물로 작다는 것이다. 꽃가루 황사와는 달리 잘 가라앉지 않고 오래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이다. 따라서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물청소로는 쉽게 제거할 수 없다. 물청소를 하려면 분무기를 사용해 작은 물 입자를 공중에 뿜어야 그나마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세먼지의 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1/28 정도로 작다. 그래서 콧털이나 코점막에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 깊숙이 침투한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들어와 염증작용을 하여 세기관기염, 폐렴,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을 일으킨다. 특히 혈관을 타고 들어와 부정맥, 동맥경화, 심장마비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는 혈액을 응고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미세먼지가 관상동맥으로 타고 들어가면 심장마비, 뇌혈관을 타고 들어가면 뇌졸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심장과 폐에 안 좋지만 부수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발암물질과 결합하여 몸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방어기전이 떨어지는 어린이와 노인에게 특히 좋지 않다. 더욱이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에 비해 10배 정도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사망률과 유병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때문에 여간 700만 명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죽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세먼지는 또 우리 몸에 산화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 몸을 쉽게 지치고 늙게 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비타민 베타카로틴 불포화지방산 등 항산화 작용을 하거나 돕는 물질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하는 좋다. 삼겹살은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대응책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여야 한다. 답답하거나 화장이 지워진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미세먼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방어를 포기하는 것이다. 외부에 나갈 때는 마스크만이 아니라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미세먼지와 눈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실내의 창이나 문을 꼭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대부분 이중창이라 창문을 통한 미세먼지의 유입은 덜하나 사람이 드나드는 현관은 어쩔 수 없다. 실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 현관과 신발장 부근이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통상 실외보다 절반이나 그 이하이다. 되도록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버스나 전동차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바깥보다는 공기가 좋지만 역시 문을 여닫음으로써 미세먼지가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역사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공기가 좋지만 스크린도어가 있어도 얼마간의 미세먼지 유입은 어쩔 수 없다. 승용차로 이동 시에는 창문을 꼭 닫고 실내 환기모드를 내기순환으로 해두어야 한다. 창문을 열고 주행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세 배로 올라간다.

사람들은 시원한 곳이나 산 같은 곳에 가면 공기가 좋게 느껴져 미세먼지가 없을 거라 착각하지만 그런 곳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적지 않은 경우가 많다. 김찬 박사는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 실내에 머무르고, 심혈관 질환 등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지니고 다니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장소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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