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혹 관련 집행부의 성의 없는 답변, 공단 자료 제출 거부” 질타
해당 사안의 책임 공방 2달 동안 이어지며 민생조례 수십 건 처리 못 해 
양천시설관리공단, 개인정보 유출에 위배 되지 않게 관련 서류 제출 밝혀

지난 7월부터 불거진 시설관리공단 특혜채용 의혹 관련 양천구의회 여야 및 집행부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양천구 전경. 사진=양천구
지난 7월부터 불거진 시설관리공단 특혜채용 의혹 관련 양천구의회 여야 및 집행부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양천구 전경. 사진=양천구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지난 7월부터 불거진 시설관리공단 특혜채용 의혹 관련 양천구의회 여야 및 집행부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7월 14일 더불어민주당 양천구의회 의원들은 구의회 앞에서 국민의힘 최혜숙 의원 아들에 대한 ‘공단 특혜채용 의혹의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의혹은 일파만파 퍼져 현 정부가 표방하는 ‘공정과 상식’을 벗어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언급됐다. 

이에 최혜숙 의원은 8월 14일 오전 양천구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최 의원은 양천구시설관리공단의 직원 채용은 적법한 절차에 의한 블라인드 공개채용(개인 인적 사항 기재 금지)임을 말하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의 여당 시절인 지난 10년 공단 직원채용 절차도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하려면 10년 동안의 모든 채용에 대한 철저한 규명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 17일 오전 민주당 의원들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공단에 특혜채용 의혹 논란을 불식할 해당 서류 제출을 요구했지만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거절했다”며 “아무런 의혹이 없다면 정당하게 자료를 제출해 깨끗하게 의혹을 해소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날의 기자회견이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집행부 총무과 2명, 공단 2명 등 총 4명의 직원이 회의장에 무단출입해 불법 녹취 도중 민주당 의원들에게 발각됐다. 민주당 의원 중 한 명이 이들을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해 직원들을 상대로 현장 사실 확인 후 파출소로 임의 동행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기관이 피감기관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 중 피감기관 직원들이 몰래 들어와 불법으로 녹취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며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피감기관이 떳떳하다면 이런 상황이 연출될 수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월 17일 오전 구의회 1층 회의실에서 양천구시설공단 청년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월 17일 오전 구의회 1층 회의실에서 양천구시설공단 청년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집행부, 특혜채용 의혹 관련 “동향 보고를 위한 녹취는 통상적인 업무” 일관

그동안 집행부는 이 사안에 대해 “동향 보고를 위한 녹취는 통상적인 업무”라며 일관했고, 시설관리공단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9명 의원 모두는 8월 30일 제30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시 특혜채용 논란에 대해 5분 발언을 통해 집행부를 질타했다. 

옥동준 의원은 양천구시설관리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를 지적했고, 김광섭 의원은 의회 청사 보안 강화를 위한 관리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오해정 의원은 해당 논란에 대한 집행부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했으며, 이재웅 의원은 집행부의 불공정 행정 개선에 대해 언급했다. 

유영주 의원은 이기재 구청장을 상대로 공무원들이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 있는 대처를 말했고, 윤인숙 의원은 집행부와 의회 간 깨어진 신뢰 회복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곽고은, 임정옥, 이수옥 의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해당 의혹에 대한 갈등이 꺼지지 않는 상태에서 9월 6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는 의회의 파행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면서 오후 5시 20분에야 속개했다. 

속개한 본회에서도 특혜의혹 논란에 대해 민주당 옥동준, 임정옥 의원이 5분 발언을 진행했으며, 윤인숙, 곽고은, 유영주 의원의 구정질문이 이어졌다. 약 2달 동안 해당 논란에 대한 질의가 진행되면서 30여 건의 민생 조례안이 처리되지 못했다. 

국민의힘 최혜숙 양천구의회 의원이 8월 14일 오전 구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들에 대한 특혜채용 의혹을 강력하게 반박했다. 사진=원금희 기자
국민의힘 최혜숙 양천구의회 의원이 8월 14일 오전 구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들에 대한 특혜채용 의혹을 강력하게 반박했다. 사진=원금희 기자

◆최 의원 “민주당 김수영 전 구청장 재임 시 응시제출서류 중 ‘기능인재추천서’ 추가 특혜의혹 정황” 주장
 
특혜채용 의혹의 당사자 국민의힘 최혜숙 의원은 8월 30일 제30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날 신상발언을 통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공단 채용 과정은 1차 서류전형, 2차 필기시험, 3차 면접시험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2014년 7대 의회 당시 민주당 전 김수영 구청장 시절 채용 진행방식이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시험으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7년 행안부 지침에 의거 블라인드(개인 인적 사항 기재 금지) 채용으로 바뀌어 현재까지도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2020년 김수영 전 구청장 재임 시 공단 채용 응시제출서류 중 ‘기능인재추천서’가 추가됐다”며 “이야말로 특혜채용 의혹의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지난해 10월 악성 뇌종양 판정으로 감마나이프 시술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2년간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아들이 본인의 건강을 염려해 시설공단 응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엄마인 최 의원이 아들의 응시 여부를 모를 수 있느냐”는 민주당의 의혹에 답변했다. 

특히 “올 10월 아들의 결혼식이 예정돼 있다. 결혼식 당일 모든 사람들에게 본인의 아들임이 밝혀질 텐데 특혜 채용을 부탁할 수 있겠나“며 이번 의혹에 대한 자신의 정당성을 강력하게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9월 6일 오전 10시 개최 예정인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한 의회의 파행으로 시간이 지연되면서 오후 5시 20분에야 속개했다. 집행부 공무원들은 대기와 퇴장을 반복하며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 전날인 5일 역시 오전 10시에 예정된 행정재경위원회를 오후 9시 30분에야 시작해 30여 명 공무원들의 발을 묶었다. 현재 기자회견 장소에 무단 출입한 4명의 직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고소된 상태이다. 

양천구시설관리공단은 “개인정보 유출에 위배 되지 않는 선에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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