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교수, "범고래 수조에 가두는 것처럼 우리 경제 위축시키는 일"
이왕휘 교수,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서 졌다는 평가 나와...누구를 위한 탈중국인지 숙고해야"

‘경제안보 시대, 위기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가 21일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박영신 기자
‘경제안보 시대, 위기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가 21일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박영신 기자

경제안보 측면에서 이념경제에 불과한 탈중국 기조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현철 서울대 교수(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안보 시대, 위기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대통령과 경제수석이 이념을 잣대로 탈중국 방향으로 경제 방향을 잡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당초 약속한 4%대 경제성장 가능할 것인가”며 "신냉전시대에 우리 경제를 가두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교수는 “경제안보란 경제적 번영이 국가의 안보에 직결된다는 개념으로, 방어적으로 회복탄력성을 갖추는 부분과 공격적으로 전략산업을 확보·육성하는 전략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의 경제위기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유발된 측면도 있지만 그 근저에는 미·중 패권전쟁, 즉 신냉전체제가 자리잡고 있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고 7대 통상강국인 우리나라가 이념에 얽매어 탈중국 기조를 강조하는 것은 마치 범고래를 수조에 가두어 놓는 것처럼 우리 경제를 활개를 펴지 못하고 위축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때 우리나라는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세계 1위였지만 지금은 대만과 일본에 넘겨줬다”며 “이념을 떠나서 경제적으로 탈중국으로 가면 안 되고 오히려 중국을 우리의 경제권에서 함께 움직이는 블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뿐 아니라 유럽·중동·남미 등까지 경제지도를 확대해 나가면서 글로벌 전략을 수립·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서울대 교수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안보 시대, 위기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김현철 서울대 교수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안보 시대, 위기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이왕휘 아주대 교수는 “우리가 미국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미국이 주장하는 말만 듣고 미국이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는 입장이어서는 안 되며 미국이 주장하는 것을 실제로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행동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운을 뗏다.

이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체제를 만들어서 자유진영을 대표하는 역할을 계속 해 나가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현재 글로벌 공급망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이런 공급망에서 벗어났을 때 미국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미국 전문가들도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20년 미-중간 헙상내용을 중국이 3분의1만 지켰어도 미국이 중국에 재협상을 요구하지도 못하고 중국을 응징하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졌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도 이런 상황인데 우리가 탈중국을 한다고 하면 대만과 일본만 이득을 본다”면서 “누구를 위한 탈중국인지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과 동행한 최상목 경제수석은 "지난 20년간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이를 대신할 시장이 필요하다“며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유럽으로 시장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한경은 22일 ‘대안도 없이 탈중국?…지금이 진출 기회’ 기사를 통해 “중국은 지금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 전세계에서 벤츠, 명품, 항공기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라며 “이런 나라가 바로 옆집에 있는데, 수출시장을 옮긴다는 것은 합리적인 방안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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