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미 연준 긴축 기조 등 고려… 미 기준금리와 격차 유지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가 22개월 만에 코로나19 직전 수준(1.25%)으로 올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금통위는 지난 2020년 3월 16일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1.25%→0.75%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5월 28일 다시 0.75%→0.50%로 인하했다. 

이후 기준금리는 2020년 7, 8, 10, 11월과 2021년 1, 2, 4, 5, 7월에 동결된 후 8월에 0.25%포인트 인상됐다. 무려 15개월 만이다. 이후 2021년 11월과 2022년 14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잇따라 추가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단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졌다.

업계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 이유로 ▲미 연준과의 기준금리 격차 유지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가계대출 부담 등을 꼽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3.8%) 이후 4분기까지 3개월간 3%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2.3%)에서 9월(2.5%)까지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10월(3.2%) 3%를 넘어섰다. 

또한, 작년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표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19.9%로,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가계부채가 1844조9000억원으로 1년 새 9.7% 늘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분위기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연준이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6월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였지만, 지난 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3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은으로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줄이려면 기준금리를 먼저 올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며, “금통위 회의에 앞서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와 시장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하며,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시사경제신문=신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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