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본질은 오 후보의 거짓말...3명이 측량 장소에서 봤다고 진술”
오세훈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는 땅일 뿐...측량현장에 안갔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MBC 백분토론 화면 캡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오후 10시 40분 MBC 100분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양 후보의 모두 발언이 끝나자 박 후보가 먼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셀프 보상 의혹을 받고 있는 내곡동 땅 문제로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36억5천만원 보상 이외에 추가 보상을 받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오 후보가 “없다”고 말했다가 박 후보가 재차 따지자 “정확히 말씀드리면 모른다. 장인 장모가 받았는데 추가로 받았는지 어찌 알겠느냐”고 항변했다.

이에 박 후보가 “SH에서 답변서를 받았는데 보금자리 주택 단지 안에 (오 후보 가족이) 단독주택 용지를 특별분양 받았다”며 “이 땅은 36억5천만원 보상 플러스 보금자리 주택 단지 안에 단독주택 용지 특별분양을 또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 후보는 “처가집 재산인데 어떻게 정확히 알겠느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곧바로 오 후보가 내곡동 측량 현장에 있었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오 후보는 “안갔다”면서도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가 “증인이 세명”이라며 “(이들은)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키가 크고, 하얀색 옷을 입은 오 후보를 봤다고 했다”고 하자, 오 후보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사자성어를 거론하며 “3명이 호랑이를 봤다고 하면 없는 호랑이가 생긴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박 후보가 공세를 마무리 하자 오 후보는 작심한 듯 준비한 자료를 내보이며 반박에 나섰다.

오 후보는 “사건의 초점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다. SH처럼 보상을 받으려고 땅을 산게 아니다”라며 “오세훈 시장이 관여해서 이것을 더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당시 싯가에 비해 더 받았는지. 이 세가지인데 민주당은 (세가지 모두) 입증을 못했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어 “취임 전에 측량하는 대를 갔느냐를 놓고 거짓말을 했다고 몰아간다”며 “시민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박원순 시장의 비서실장을 했거나 부시장을 했던 분들이다”라며 선거를 앞둔 의혹제기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 “16년 전 일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여지는 두기는 하지만 ‘삼인성호’라고 3명이 없는 호랑이를 봤다고 해도 호랑이 있는 게 된다”며 “기억 앞에 겸손하겠다. 언젠가는 수사기관에서 마주치게 될 것이다. 수사가 이뤄지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 후보는 “내곡동 땅의 핵심은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 측량 장소에 갔느냐 안 갔느냐이다”라며 “(오 후보는) 거짓말이 탄로 날까봐 말을 바꾸고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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