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청담동 시즌2” vs 민주 “CCTV 공개해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천공 관저 사전 답사’ 폭로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부승찬 전 대변인의 추가 폭로가 나왔다. (사진=천공 정법강의 유튜브 영상 캡쳐)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부승찬 전 대변인의 추가 폭로가 나왔다. (사진=천공 정법강의 유튜브 영상 캡쳐)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전 국방부 대변인이 재차 천공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야권은 일제히 'CCTV 공개' 등 의혹을 밝힐 것을 촉구한 반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3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사일 전략 사령부 개편식이 지난해 4월 1일 모처에서 열렸다. 거기 참석했다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귓속말로 ‘천공과 인수위 관계자가 한남동 공관과 육군본부 서울사무소에 방문했다고 공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부 전 대변인은 오늘 출간 예정인 자신의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은 이를 매우 심각하게 우려해 평소 친분이 두텁던 부 전 대변인에게 상의했다는 게 부 전 대변인의 주장이다.

앞서 지난해 12월5일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관저를 물색하던 당시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갔다는 말을 들었다”며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설명할 수 없으나 천공이 다녀간 직후인 4월 (대통령 관저 후보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힘 “청담동 시즌2” vs 민주 “CCTV 공개해야”

대통령실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제기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한남동 새 대통령 관저.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제기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한남동 새 대통령 관저.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은 CCTV 공개를 요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미의힘과 대통령실은 ‘청담동 시즌2’라며 관련 사실을 일축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무속 관련 논란은 오래전부터 나왔으나, 이번은 그 정황이 생생하고 등장인물이 특정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나 비중이 확연히 다르다”며 “러시아 몰락을 부른 라스푸틴, 신돈에 빠진 공민왕의 폐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무속과 주술에 빠져있는 지도자에게 국정을 맡길 수는 없음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비선과 무속으로 국정농단을 부른 ‘최순실 사태’를 기억하고 계시는 국민이 용납을 하지 않는다”며 “고소와 고발로 진실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무엇보다도 대통령 부부와 특수관계로 보이는 천공의 당시 행적을, 알리바이를 조사해서 공개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며 “천공이 방문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해당 일자의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및 서울 사무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대통령 경호처는 입장문을 내고 관련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어 “김용현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으며,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며 “사실과 다른 ‘전언’을 토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 ‘가짜 뉴스’를 확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공당의 원내대표가 또다시 검증되지 않은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진상규명 운운하고 나섰다”며 “때 지난 역술인 의혹까지 들고나와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시즌2’라고 시작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제기하는 기사 속 국방부 대변인은 김종대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결국 지나간 거짓 폭로의 반복일 뿐”이라며 “또다시 국정을 흔들고 이재명 대표 방탄막이용 물타기를 위한 저열한 의도임이 그대로 드러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이전 의혹 관련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진실은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며 “거짓을 확산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적, 정치적 책임이 뒤따를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역술인이자 유튜버인 천공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지며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해 10월 YTN과의 인터뷰에서 “김건희씨를 통해 윤(석열) 총장을 알게 됐다. 멘토는 아니고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줬다”고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사경제신문=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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