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구청장 길들이기” VS 구의회, “명분 없는 안건” 

이기재 구청장 “의회가 구민생활 밀접 조례안 상정조차 안 해”
구의회 “미상정 이유 있어, 집행부 본회의 불참은 용납 안 돼”
여야 당리당략, 구청장 공략 등 이해관계 얽혀 “피해는 구민 몫”
     
구청장 발의 안건 
장학금 지원 확충 조례...“예금 금리 상승 등 기존 장학재원 출연금으로 충분” 
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 재산세 40% 감면...“내년 6월 시행, 장기적 협의 가능”
국가헌신 보훈대상자 예우 확대...“국가보훈대상자, 참전유공자 개별 정리 요함”
     
의원 발의 안건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구민 핑계로 구청장 선심성 예산”
정신건강 위기대응체계 구축 조례안...“수정사항 많아 추가 검토 필요”
기후위기 대응 위한 탄소증립 녹색성장 조례안...“관련 조건 불일치”

양천구와 구의회가 민생조례 안건 상정 여부를 놓고 갈등을 일으켜 지난 8일 296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 구청장 및 집행부 관계자들이 불참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이기재 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회가 구민생활 밀착 조례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강한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원금희 기자
양천구와 구의회가 민생조례 안건 상정 여부를 놓고 갈등을 일으켜 지난 8일 296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 구청장 및 집행부 관계자들이 불참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이기재 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회가 구민생활 밀착 조례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강한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원금희 기자

양천구와 구의회가 민생조례 안건 상정 여부를 놓고 갈등을 일으켜 지난 8일 296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 구청장 및 집행부 관계자들이 불참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기재 구청장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구의회가 구민생활 밀착 조례안을 일방적으로 상정치 않는 사안에 대해 강한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양천구는 지난 11월 14일 구의회 제2차 정례회를 통해 총 13개의 안건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이번 회기 미상정 안건은 총 9건(구청발의 4건, 의원발의 5건)으로 대부분 구민생활 밀착 조례안으로 ▲장학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 ▲국가보훈대상자와 참전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구세 감면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등을 포함한다. 이와 함께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중 ‘목동테니스장 옥외코트 지붕 설치’ 관련 안건은 상정 자체가 없었다. 

구청장 미상정 안건 중 ‘장학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현재 액수가 제한된 장학재원 출연금을 상향 조정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폭넓은 혜택을 담고 있다.

의원 발의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은 중대한 재난 발생 시 구민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특히 국가에 헌신한 보훈대상자 예우 확대 조례안은 월 5만원씩 만 65세 이상 대상자에 한해 지급하는 수당의 기존 나이 제한 규제 폐지를 통해 이들에 대한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자 했다. 하지만 조례안의 미상정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 재산세 40% 감면 조례안은 김포공항 소음피해 주민들의 재산상 불이익 일부를 보전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이 역시도 미상정 됐다. 목동테니스장 옥외코트 지붕설치 건은 관계부서 의견조차 검토 없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이기재 구청장은 “이번 회기에 미상정된 9개의 안건은 2023년도 중요 예산 관련 조례안으로 이 안들이 통과되지 못하면 예산 자체를 논할 수 없는 형편에 놓인다”고 말하며 “대부분 구민생활 편의를 위한 예산안으로 일부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집행부와 의회 간 협의를 통해 가결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하지만 의회에서는 9건의 조례안을 무더기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의회가 민생관련 예산안이 담긴 조례를 구청장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상정하지 않는다면 집행부 또한 의회의 입장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미상정 안건들이 예산안 처리 전에 다시 상정되도록 구의회의 심의를 당부한다”며 “혹 그렇지 않을 경우 모든 구의회 일정을 단호하게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재 구청장과 집행부 관계자들이 구의회 안건처리에 불만을 갖고 본회의에 불참해 296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는 집행부 관계자들이 없는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원금희 기자
이기재 구청장과 집행부 관계자들이 구의회 안건처리에 불만을 갖고 본회의에 불참해 296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는 집행부 관계자들이 없는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원금희 기자

◆양천구의회 “의원들의 결정 사항에 불복해 본회의 불참 행위는 용납 못 해”

양천구의회는 296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시 이기재 구청장과 집행부 관계자들의 불참 사실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구정질문 없이 상정된 안건을 처리했다. 

의회 관계자는 “현재 기존 장학재원 출연금을 통한 장학금 집행률이 저조한 상태다. 초중고 및 대학생을 위한 다수의 유사 장학금 제도로 인한 중복 우려도 있어 관련 조례안을 미상정 했다”며 “공항소음피해 주민들을 위한 재산세 감면 관련 목동 주민들과의 조세 형편에 어긋난다. 특정인들만을 위한 혜택은 공평치 않고, 관내 18개 동과 협의가 필요하며 재산세는 내년 6월 기한으로 아직 검토할 시간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목동 테니스장 옥외 지붕 설치에 13억 8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회원 중 타 자치구 주민들도 많다”며 “특히 유수지에 대한 건축 행위는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회민주주의는 협치를 중심으로 상호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다. 그동안 의원들이 심사숙고한 결정에 불복해 일방적으로 본회의 출석을 거부한 집행부의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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