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문제 제기한 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최고 존엄’ 발언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발단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기동민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사람 한 분이 북한군에 의해 그렇게 무참하게 그런 피해를 당한 것인데, 그래서 저기에 뭐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 공식적인 사과까지 한 사안들”이라며 “우리는 자칫 했으면 수천 명의 인원이 원인도 모르는 채 정말 큰 참사를 당할 뻔했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조정훈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북한의 최고 존엄이 사과했다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국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발언까지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고 존엄’이라는 표현은 매우 부족절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기동민 의원을 직격했다. 

이를 두고 다음 날인 18일에도 논쟁이 이어지며 법사위 국정감사가 파행을 겪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국민의힘도 조정훈 의원을 거들고 나서기 시작했다. 신주호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논평을 내고 “기동민 의원은 선을 넘은 발언을 한데 더해 최고 존엄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게 사과할 사안인가’라며 ‘웃자고 얘기하니까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라는 황당한 입장을 내놓았다”며 “순간적으로 발언의 실수가 나올 수 있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발언의 본심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신 부대변인은 나아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억울하게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기 의원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최고 존엄으로 지칭한 까닭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국민 생명과 안전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심기를 살핀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또, 기 의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사과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최고 존엄이 사과만 하면 괜찮다는 이야기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최고 존엄’으로 높여 표현한다면 이는 분명히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며 “국민께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문제를 제기한 조정훈 의원을 상대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논평을 내고 “시대전환의 당대표인 조정훈 의원의 문제 제기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하물며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기동민 의원의 발언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동민 의원이 재차 발언 취지를 설명했는데도, 부득불 발언을 호도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조정훈 의원이 말하는 시대전환이 종북몰이와 색깔론이 난무했던 구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안 부대변인은 “조정훈 의원의 의도를 알 수 없지만, 기동민 의원의 발언 맥락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분노보다는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조정훈 의원은 앞서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추진할 당시, 국회 법사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지만 “거대한 정치쇼”로 표현하며 반대의 뜻을 밝혔던 바 있다. 
[시사경제신문=김한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