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특수, 색조화장품 매출 ‘훨훨’이지만 기초 비해 색조 이익율 낮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9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1.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시사경제신문DB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시사경제신문

최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고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사무실 출근이 늘면서 저조했던 화장품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호황인 화장품 시장 분위기와 달리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는 색조화장품의 마진율이 높지 않은 까닭이다.

정부가 이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서 억눌린 수요 폭발로 엔데믹 특수로 꼽히는 색조화장품 수요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출하더라도 마스크를 제외한 눈 위주로 화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야외에서 얼굴을 드러낼 수 있게 되면서 억눌렸던 화장품 보복소비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색조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색조화장품 중에서도 특히 선명한 발색이 강점인 ‘립틴트’의 판매 호조가 뚜렷하다. 이 기간 립틴트는 94% 신장했고, 쉐이딩(72%)과 블러셔(66%) 순으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피부 톤 보정을 넘어 얼굴에 음영을 주거나 컬러를 입히는 포인트 메이크업까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엔데믹 특수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29일부터 8일까지 색조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색조화장품 매출은 각각 35%,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색조화장품 업체 주가도 훈풍이 불면서 상승세다. 그러나 높아지는 기대감에 비해 이익은 높지 않다는 조언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화장품 마진율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그건 기초화장품에 한정”이라며 “색조화장품의 경우 생산단가가 높아서 많이 팔리더라도 마진율이 높지 않아 많이 팔리면 좋긴 하지만 시장 분위기에 비해서는 남기는 게 별로 없다”고 밝혔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동 인구가 점차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색조화장품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화장품 관련주뿐만 아니라 의류, 여행 산업 관련주도 유동 인구 증가에 따라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화장품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이 같은 상황이 직접 반영된 것은 아니므로, 매출 증가 여부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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