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곡물가 급등… 물가 상승 등 전방위 확산 우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남부 헤르손에서 진행되는 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남부 헤르손에서 진행되는 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러시아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원자재 수입부터 우리 기업의 활동까지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와 국제 유가 상승, 공급망 위축 등 ‘삼중고’로 국내 경제는 이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유가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면서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특히 지리적 특성상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의존도가 높은데, 전쟁 발발 시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국제유가가 이보다 더 치솟을 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업계는 원료비 지출 부담이, 석유화학업계는 원재료 상승 압박이 가중된다. 이들 기업이 이 같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전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이 기간에 수익 감소로 인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곡물 시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과 옥수수 등 국제 곡물 자원 수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곡물가의 인상은 식음료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생산 기업 노심초사…연쇄 파급효과 우려
현지에 공장이나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하는 등 다수의 기업이 현지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도 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이던 주재원을 귀국 조치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비상계획을 수립하며 사태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기업 모두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러시아 침공이 가져올 연쇄적 파급효과에 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잇달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비한 수급관리 TF를 열어 국제 유가 및 공급망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 1월 26일 업계와 '제18차 산업안보TF 회의'를 열고 전반적인 공급망에서의 수급 상황을 살펴봤으며 지난 9일에도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 제12차 회의'를 열어 비상시 석유수급 대응계획을 점검했다.

[시사경제신문=신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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