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30년,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무적전설’ 공연리뷰]
이승환의 30년,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무적전설’ 공연리뷰]
  • 김종효 기자
  • 승인 2019.12.02 11:06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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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공연리뷰는 아직 전국투어 일정이 남아있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에 대한 셋리스트 및 무대 구조 등 강력한 스포(내용 누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방 공연 예매자 등은 공연 관람 후 일독을 권장합니다. 본 공연리뷰는 아티스트 이승환 소속사 드림팩토리 측의 양해를 구하고 작성됐으며, 추후 아티스트 혹은 소속사의 내용 수정 등 요청이 있다면 적극 반영합니다.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은 12월8일 부산, 12월21일 인천, 12월28일 광주에 이어 내년 1월4일 수원, 1월11일 천안, 2월15일 전주, 2월22일 하남, 2월29일 용인, 3월7일 창원, 3월15일 부천에서 이어집니다. 추후 일정은 더 추가되거나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시사경제신문=김종효 기자] 시간은 각자에게 다르게 다가온다. 같은 시간이라도 누군가는 무료하게, 누군가는 중요하게 느낀다. 누군가에겐 의미 없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30년이라는 시간은 누가 봐도 긴 시간이다. 내일조차 알 수 없는 시대에 30년 후는 까마득히 먼 미래고, 30년 전에 뭘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조차 드물다. 그러나 이승환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30년 전부터 쭉 '음악'을 하고 있었노라고. 

뮤지션 이승환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열렸다.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이하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무적전설’은 이승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자, 대한민국 공연의 대명사인 이승환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테크닉과 노력의 집약체다.

이승환은 공연 전부터 “기대하셔도 그 기대, 또 뛰어넘어 보겠다. 향후 5년 이내 내가 아닌 그 누구도 ‘무적전설’을 능가하는 공연은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추억을,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하며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공연을 약속했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이승환 SNS)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이승환 SNS)

 ♬ 이승환은 ‘가수’를 넘어선 ‘아티스트’

‘데뷔 30주년 ‘무적전설’ 이승환이 새로 쓰는 역사적 무대. 1989년 ‘어린왕자’로 불리던 소년이 노래를 시작했고, 1999년 무대에서 그는 처음 ‘무적(無敵)’을 외쳤습니다. 2009년 사람들은 그를 ‘공연의 신’이라 불렀고, 2019년 무대 위 이승환은 ‘전설’이 됩니다’

공연 안내에만 봐도 이승환을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그만큼 이승환은 30년간 여러 부분에서 업적을 이뤘고, 그 중 대부분은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있어 하는 공연 부문에서 얻은 타이틀이다.

공연리뷰뿐 아니라 기사를 쓸 때 이승환을 비롯한 몇몇 이들을 ‘가수’, ‘싱어’라는 수식어로만 한정짓는 것이 미안해 그런 표현을 쓰지 않은 지가 꽤 됐다.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비하가 아니라, 이승환은 노래‘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래를 얼마나 잘하냐를 떠나, 데뷔 20년이 넘었어도 자신이 작사·작곡한 곡이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되는 가수(실제로 있다)와 직접 감성을 담아 작사하고, 수십 수백번 곡을 고쳐가며 작곡한 영혼이 담긴 곡들을 부르는 이들을 동일선상에 놓고 표현한다는 것이 괜히 미안해지곤 한다. 그래서 후자에 속한 이들을 ‘싱어송라이터’, ‘뮤지션’, ‘음악인’으로 수식하곤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공연이 연관 지어진다면 어떨까. 공연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까지 한다면 ‘뮤지션’을 넘어선다. 이런 거장들에게 기자가 제일 즐겨 쓰는 표현은 ‘아티스트’다. 음악은 기본이고, 직접 공연을 기획·연출하는 이들에게 글 쓰는 사람이 붙여줄 수 있는 수식어로는 가장 적합하다는 짧은 생각이다. 영어 알러지가 있는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예술인’이라는 수식어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대중문화에서 쓰이기엔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퍼포머’ 역시 국내에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약간 다르기에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택하곤 한다.

더불어 사족이지만, ‘공연의 신’이라는, 다소 과한 자신감이라 할 수도 있는 수식어는 대한민국 공연사와 함께한 이승환이기에 가능한, 그만이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이라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승환이 ‘공연의 신’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개최할 때 이의조차 제기하지 못하던 몇몇 이들이 해당 공연 후 ‘공연의 신’을 약간 변형하거나 심하게는 같은 수식어로 ‘자칭’하는 것을 보면 갸우뚱을 넘어 당황스럽기도 하다. 아직 사용되지 않은 다른 수식어도 많은데 그렇게까지 사용하려는 것을 보면 욕심나는 타이틀이긴 한가 보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좌중 압도한 빛, 이것이 ‘이승환 스타일’

50세가 넘었어도 장난은 여전하다. 친분이 두터운 ‘성공한 빠’ 허일후 아나운서의 귀여운 공연 관람 에티켓 안내가 나온 뒤 30주년이기에 뭔가 장엄하고 묵직한 오프닝이 있을 줄 알았지만 영상에 등장한 것은 ‘트로트 부르는 승환옹’이었다.

본인 희대의 명곡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간드러지게 트로트 버전으로 부르는 모습(심지어 트로트 버전도 좋다), 즉 '미래의 자신'을 능청스럽게 연기한 이승환은 곧 분위기를 전환, 체조경기장을 조명과 레이저를 총동원해 가득 채워 여타 공연과는 차원이 다른 물량의 오프닝으로 장내를 압도했다. 

“공연은 자본의 미학”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승환의 공연을 적게 가본 것이 아니기에 어지간해도 놀라지 않을 거라고 시큰둥하게 말하던 기자는 민망하게도 주변에서 가장 먼저 육성으로 감탄사를 내지르고 말았다. 이런게 이승환 스타일이고, 이 정도가 이승환 스케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관객들의 입이 채 다물어지기도 전에 브라스가 듬뿍 들어간 ‘좋은 날’로 무대 위에 하나의 놀이동산을 만들어내며 공연의 문을 연 이승환은 앞서 보여준 대규모 레이저를 환상적으로 활용한 ‘내게’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공연 스케일을 증명했다.

이후 스크린에 이승환의 데뷔부터 1997년까지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30주년인만큼 10년 단위로 총 3번의 영상이 공연 중간에 상영됐는데, 연도별 앨범과 관련 기사가 일대기처럼 펼쳐졌다. 이승환 데뷔 당시의 촌스러운 모습부터 ‘어린왕자’ 이승환을 조명하는 기사들이 쉼 없이 나와 당시 아이돌에 가까웠던 이승환의 인기를 입증했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아름드리 나무가 세워진 뒤 벚꽃이 피었다. 여름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 낙엽이 진 뒤 겨울 눈이 소복히 쌓이는 사계절이 그 나무를 스쳐가는 모습 속에서 이승환의 청아한 목소리로 울려퍼지는 ‘화양연화’는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온 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게 했다. 이어진 ‘천일동안’ 후반부 기타 연주와 함께 자연스레 움직이는 레이저에 시쳇말로 ‘눈뽕’ 맞은 관객들의 함성이 고조되자 이승환은 그제야 첫 인사를 했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안 온 분들 후회하게 해줄, 역대급·레전드 공연”

“비올 때마다 뼈가 쑤시고, 관절 마디마디 쑤시고, 이런 말씀 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거동도 불편할 수 있는데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농을 건넨 이승환은 “오랜 시간 완벽한 가요계의 이방인, 완전한 아웃사이더로 살아왔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음악을 하고 혼자 공연도 만드는 일을 30년 해왔다. 타협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성실·정직하게 살아온 나, 그리고 그런 저를 믿어주신 분들께 ‘잘 살았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자신의 30년을 돌아봤다.

이어 그는 “이번 앨범 돈 많이 들여 제작했는데 차트-인을 못해 한동안 불행했다. 여러분이야 남의 일이니 간단한 탄식 정도만 하고 계시겠지만, 솔직히 상실감이 컸다. 사재기를 안 해서 그런가?”라고 말했다. 이승환의 관객 나이 조롱에 이어지는 자기 비하 개그는 언제 엮어도 웃음 성공률 100%다. 여기에 세태를 반영한 뼈 있는 농담까지. 그러나 이승환은 곧 “그래도 올곧은 음악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그를 믿는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 얘기 할 때만큼은 그의 장난기 반짝이는 눈빛이 열정으로 변한다. “‘이승환 공연 길다더라’, ‘발라드는 안 부르고 록만 한다더라’, 심지어는 ‘빨O이(정치적 비하 표현) 공연 아니냐’ 하면서 안 오신 분들이 꼭 후회하게 해주겠다”며 “'네가 안 온 그 공연'이 레전드이자, 역대급 공연이 되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져 모두를 환호케 했다. 이어 “30년간 ‘공연의 교과서’를 만들어 왔다고 자부한다. 꾸준함과 성실함이 가요계의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이라 믿었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공연일 하고 있고, 잘 알려져 있듯 공연으로 번 돈은 무조건 공연에 재투자한다”고 자신의 공연 철학을 얘기했다. 실제 이번 공연에서도 이승환은 20년 전 ‘무적’ 공연의 명성을 잇기 위해 최첨단의 키네시스 플라잉 시스템, 전장 50미터의 초대형 스크린, 한국 최고의 음향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승환은 또 “2008년 ‘라스트 슈퍼히어로’ 공연 이후 11년 만에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재입성했다. 예전엔 이곳에서 공연 하는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는데…”라고 말했다. 기자가 공연 중 마이크를 받아 노래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림팩토리 웹사이트 내 별명을 바꾼 것이 벌써 11년이 됐다. 생각해보면 당시에도 ‘라스트 슈퍼히어로’ 콘서트는 엄청난 규모의 물량으로 화제가 됐다. 그만큼 큰 공연장을 꽉 채우는 스케일을 보여주는 ‘물량 콘서트’는 이승환이 제일 잘 하는 것 중에 하나다.

다만 이승환은 “여러 힘든 일이 있어 아마 이번 공연이 내가 기획·제작하는 마지막 대형 공연이 될 수도 있기에 온 힘을 다했다”고 언급해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 스케일상 리모델링된 체조경기장 측이나 다른 부분과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은 해보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 중소규모 공연 외에도 대형 공연 제작에도 국내 최고의 아티스트로 꼽히는 이승환이 대형 공연 제작을 그만두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침 삼키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음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다만’과 ‘너를 향한 마음’이 울려 퍼진 후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이승환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매년 계속된 엄청난 규모의 공연 영상과 그에 환호하는 팬들의 모습, 관련 기사, 여기에 드림팩토리 스쿨 설립 등 공연계에 미친 이승환의 행보가 정리됐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오빠 믿지?’ 30년의 버팀목, 이승환과 드림팩토리

이번 공연을 위해 배우 변요한이 오랜만에 드라마 ‘미생’처럼 회사원으로 돌아간 영상을 배경으로 지난 10월 발매된 ‘FALL TO FLY 後’ 앨범 수록곡인 ‘생존과 낭만 사이’가 이어졌다. 곧 이승환 공연에서 팬들이 준비하는 이벤트 중 최고로 꼽히는 휴지폭탄 투척이 백미인 ‘물어본다’로 공연장 내부는 슬슬 열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베이스 김상욱, 키보드 이영식, 드럼 최기웅, 기타 이근후, 여기에 과거 이승환 밴드(무적 밴드라고 해야할지, 드팩 밴드라고 해야할지 갑자기 망설여진다)에서 활약하다 잠시 팀을 탈퇴, 최근 다시 돌아온 기타 윤경로까지 재치 넘치는 밴드 소개가 이어졌다. 

역시 최근 발매한 앨범 타이틀인 ‘나는 다 너야’에선 이승환의 장난기 넘치는 능청스러운 무대 위 매너보다도 팬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카드섹션이 돋보였다. 자리마다 놓여 있던 카드 뒤엔 처음 오는 팬들을 위해 언제 준비해야 할지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어 이승환 팬들을 칭하는 ‘드팩민’들의 배려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배우 박정민은 ‘나는 다 너야’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열연하기도 했다.

‘세가지 소원’에선 대형 스크린에 특별한 대화가 이어졌다. 최근의 아이돌 등 연예인처럼 이승환은 팬들과 스킨십을 많이 하지 않는다. SNS에 올라오는 글들을 모두 보고 있겠지만 답장도 잘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공연에서 자신의 스타일로 답장을 했다. 

자신을 보고 의지를 얻었다는 팬, 무조건적인 믿음과 지지를 보내는 팬들의 메시지에 ‘고마워요’, ‘오빠 믿지?’ 등 답장까지 하나하나 읽느라 정작 이승환의 모습엔 집중하지 못할 정도였다. 팬들의 정성 깃든 메시지, 그리고 짧지만 ‘네 맘 다 알아’라는 듯한 이승환의 답장. 그렇게 30년이라는 오랜 시간 서로의 버팀목이 돼 오다 이젠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 다 알 것 같은 이승환과 드림팩토리를 되새기다 결국 후반부엔 가슴이 저릿해졌다.

여러 감정을 뒤로 하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승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장시간 공연의 대명사 ‘빠데이’를 비롯해 최초, 최고 수식어를 본인이 계속 넘어서며 공연계 거장으로 우뚝 서 이전보다 더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이승환의 모습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최근 발표한 앨범 수록곡 ‘30년’ 가사처럼 30년 후의 ‘트로트 황제’가 된 이승환이 30년 전의 이승환에게 와 그의 상징인 노란색 마이크로 시동을 거는 차를 건네주는(강탈당한) 영상이 나온 뒤 무대 위로 실제 그 자동차가 등장했다. 

영상이 무대 위에서 재현되는 기법은 이승환이 공연에서 몇 번 시도했던 방식인데, 이번엔 미래에서 온 자동차이니만큼 ‘...사랑하나요!?’에 맞춰 자동차가 공중으로 떠오른 뒤 서서히 앞으로 이동하는 과감한 연출을 했다. 공중으로 떠오른 자동차를 탄 이승환은 운전석에 설치된 카메라에 온갖 포즈를 취하고, 2층 관객석과 눈을 맞춘 뒤 다시 내려왔다. 미리 말하지만 가늠할 수 없는 이승환 공연의 스케일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 대형 스크린 영상에 뭔가 아는 얼굴들이 지나간 것 같다 싶어 자세히 보니 팬들이 십수년 전부터 드림팩토리 홈페이지나 SNS 등에 게시했던 공연 인증 사진들이 하나 둘 지나갔다. 이에 맞춰 이승환은 이에 딱 맞는 ‘세월이 가면’을 선곡했다. 매우 필요 없는 여담이지만 함께했던 이들과의 사진을 보면서 기자도 과거 생각이 많이 나 결국 2절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이 터져 닦느라고 당시 상황을 뭐라고 필기했는지 글씨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기자가 본래 감성적이어서 그랬는지, 이승환이 갱년기 감성을 제대로 저격한 건지 몰라도 기자 주변에도 훌쩍거리는 팬들이 꽤 있던 걸 보면 후자가 맞나보다. '폰 조명'이라는 글씨만 알아볼 수 있는 걸 보니 팬들이 스마트폰 플래시로 조명을 만들어줬나 보다. 공연장에서 철저히 준비한 조명도 좋지만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런 조명도 때론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조명 얘기가 나와서 언급하자면, 이승환 공연에서 기자가 가장 강조하는 관람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조명이다. 레이저와 조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그로 인해 관객들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까지 성공하는 것은 이승환의 기획도 기획이지만, 이를 현실로 연출해주는 신두철 조명감독 역할이 매우 크다. 신두철 대표는 대한민국 공연계에서 소리와 빛을 가장 잘 조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쁜 빛과 웅장한 빛, 그런 빛의 무수한 변화를 공연에 녹여내 누가 봐도 감탄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는 ‘빛의 마법사’다. BTS 등 국내 대형 공연 조명감독을 도맡아 하는 조명계 대명사이자 테크노라이트 대표인 신두철 감독은 과거 드림팩토리 스쿨에서 조명 강연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며, 이승환은 신두철 대표와 중국에서 열린 대형 공연 박람회에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이승환과 20여년 손발을 맞췄다. 이번 ‘무적전설’ 공연에선 무려 24대의 레이저를 운용했다.

이승환은 “90년대 말 공연 사기를 당했는데, 당시 사비를 털어 스태프들에게 돈을 되돌려 줄 때 ‘이걸 받아도 되냐’고 말한 유일한 스태프가 있었다. 바로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조명감독인 신두철 대표”라고 인연을 공개했다. 이어 이승환은 “무대를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날 설득해서 다시 무대에 세운 사람”이라 말하며 과거를 회상하다 눈시울이 촉촉해지기도 했다. 

신두철 대표만큼이나 이승환에게 소중한 사람들인 강동모임(주진우 기자, 웹툰작가 강풀, 방송인 김제동, 영화감독 류승완)의 30주년 축하와 앞으로의 30년 격려 영상이 상영됐다. 실제로 12월1일 공연엔 주진우 기자, 강풀 작가, 김제동이 공연장을 찾아와 앵콜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다른 셀럽들도 보고 배웠으면 한다. 대중교통 시간이 임박하지 않는 한 앵콜을 포함한 공연 중간에 집에 가는 것은 아티스트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주변 관객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역대급 연출, 고퀄 영상… 소홀한 건 단 하나도 없다

“오랜 시간 공연하면서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팬들에게 고맙다. 공연 후 청소는 기본이고, 다른 관객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 야광봉 사용은 자제하고 차라리 그 돈으로 오랫동안 해 온 '차카게살자' 성금 내달라는 내 권유도 잘 지켜준다. 발라드 때 다른 관객 생각해 크게 노래하지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고래고래 떼창 한 번 해보자”고 말한 이승환은 아예 스크린에 가사와 -오래된 팬들 가슴 철렁할-뮤직비디오까지 띄우며 대형 노래방을 오픈했다. 선곡은 ‘화려하지 않은 고백’과 ‘가족’이었다.

특히 이번 공연 최고의 연출인 무빙스테이지가 도입됐다. T자 무대에 설치한 -팬들 달려들지 않게 펜스 설치했다고 표현한-간이 무대가 하늘로 떠올라 2층 관객 코앞까지 이동했다. 공중스테이지 느낌이 강한데, 사실 무빙스테이지는 지난 2010년부터 국내 공연 거장이자 선구자인 조용필이 공연에 도입해 이용하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조용필이 도입했을 당시엔 2층에서 분리된 무빙스테이지가 앞뒤로 이동하는 방식이었고, 이번엔 아예 1층에 설치된 무빙스테이지가 2층 높이까지 올라 이동하는 방식으로 더 업그레이드 됐다.  

무빙스테이지는 그 연출의 위험성과 공연장의 구조 한계로 인해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해외 공연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연출이다. 국내에 최초로 무빙스테이지를 도입한 조용필 역시 “관객들과 좀 더 가까이 하기 위해 한 것이지만, 그 위에 올라서면 아직도 달달 떨린다”고 말할 정도로 위험한 것이고, 이번처럼 무빙스테이지를 설치해 띄우고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기 위해선 부가적으로 동반돼야 할 작업의 규모가 너무 커진다. 이승환 역시 이 부분에서 조금 고초를 겪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보는데, 어쨌든 이승환은 이걸 해냈고, 2층 관객들은 VIP 좌석 관객들보다 더 대접받는 느낌을 확연히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부’에선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배우 나해령이 원래 ‘당부’ 뮤직비디오의 뒷얘기를 전하는 듯한 열연을 했다. 후반부 이승환의 포효는 모두를 숨죽이게 할 정도로 장내를 압도했다.

후술할 배우 김의성까지, 이번 이승환 공연 ‘무적전설’에 쓰일 영상을 위해 4명의 배우와 8팀의 제작사가 기꺼이 이승환의 요청에 응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백종열 감독, 영화 ‘엑시트’ 이상근 감독, 드라마 ‘퐁당퐁당러브’ 김지현 감독이 무대영상 연출을 맡아 진작부터 기대가 모아졌다. 개그적 요소가 충만한 영상마저 ‘고퀄’이었던 건 다 이유가 있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메마른 사람’의 30년 진심이 담긴 러브레터 

이어진 영상에서 이승환은 자신을 ‘메마른 사람’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공연하면서 불러온 노래와 달리 정작 나 자신은 아침의 고요한 정취도, 산책의 즐거움도, 커피 한 잔 속 각설탕의 달달함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아마 어려서부터 연예인이어서 그랬나보다. 사람과 사물과 사고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니 되려 다른 것에 한 눈 안 팔고 한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애써 변명, 아니 자랑을 해 본다”고 고백한 이승환은 “그래도 광장에서 ‘정의’를 외치던 나는 ‘정말 나’였다. 그 말들은 다 진짜였다. 난 내가 견딜 수 있는 말만 한다. 그래서 여러분께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하는 거다. 사랑한다는 말은 여친한테만 하는 거라고 배웠다.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딱 기다려라, 내 사랑!”이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환은 “꾸준히 하나의 일을 해 온 사람들에겐 ‘공력’이라는게 생기잖나. 난 내공 투성이다. 일은 날카롭고, 일상엔 무딘 스타일이 나다. 전형적인 예술가 타입, B형, 게다가 편협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나는 스스로 적당히 고립되고, 닫혀있길 원했다. 너무 열려있고, 가지가 많이 뻗어 있으면 에너지가 그 틈새로 다 빠져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반성하는 듯 하면서도 이내 “제가 그토록 인내하고, 절제하고, 편협하게 살아왔기에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의 추억을 배반하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의 초절정 내공 가수의 무대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자랑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승환의 ‘고백’이 이어졌다.

“조금 쑥스러워서, 내가 잘나서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꼿꼿하고 뻔뻔하게 무대를 지켜낸 이유는 다 찾아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 그는 “나의 배후가 돼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나의 힘이 돼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공연 문화를 선도했던 여러분들이 계셔서, 이승환이 잘 생겼다고 믿는 ‘신기한’ 여러분들이 계셔서. 지금 바로 여기, 이 자리에 여러분이 계시기에… 30년을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힘들여 행복해지려 하는데, 힘들이지 않고도 불행해지는게 우리네 인생이다. 전 여러분들이 제 공연에서 힘들이지 않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웃고, 소리치고, 들썩거리다 보면 어느새 행복해져 있길 바란다. 여러분만 행복해지실 수 있다면, 무릎이라도 꿇겠다”. 그리고 이승환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했다. “아니면 이건 어떨까요? ‘사랑합니다’“.

좀처럼 팬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승환이다. 과거 ‘빠데이’ 당시 “나도 사랑해요”를 말해놓고선 너무 하이텐션이라 못할 말을 해버렸다고 본인조차 후회하는 사람이다. 30년을 지켜준 팬들에게 보내는 이승환의 30년 진심이 담긴 ‘러브레터’였다. 남자인 기자조차 가슴 울컥했는데, 여성 팬들은 더했을 것 같다. 30년 바라만 본 사람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으니 여기저기 울음바다가 된 건 당연해 보이기도.

감동을 느낄 시간은 오래 주어지지 않았다. 영상에서 ‘로큰롤을 사랑하는 사제’로 분한 배우 김의성은 팬들에 대한 이승환의 감상적인 고백을 “오글거려서 못 들어 주겠다”며 분노의 진저리를 친 뒤 “이제 쳐달릴 시간이야, 로큰롤!”을 외쳐 공연의 클라이맥스를 알렸다.

‘돈의 신’, ‘제리제리 고고’, ‘붉은 낙타’ 등 소위 ‘쳐달리는’ 곡들이 이어졌다. 거대한 스케일에서 펼쳐지는 록의 향연과 공연장을 수놓는 붉은 조명 등은 관객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여흥을 잇는 밴드 솔로잉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공연장에 대형 인형이 등장했고, 영화 ‘엑시트’ 엔딩곡으로 다시 한 번 인기를 끈 곡 ‘슈퍼히어로’에 이어 ‘덩크슛’에 맞춰 관객들은 한껏 소리를 지르며 높이 뛰었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 “전 오직 여러분의 가수입니다”

영상에서 멋쩍은 고백을 한 이승환은 마지막을 남겨두고 마이크를 잡고 육성으로 다시 한 번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환은 “나는 팬들에게 참 곰살맞지 않은 가수다. 쌀쌀한 나는 팬들이 내 사방 4미터 내에 들어오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난 내 팬들이 ‘가장 행복한 팬’이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자기 관리 못해서 두세 곡 부르면 헉헉대고, 매너리즘에 빠져 공연을 제작하지 않고, 방송에 기대서 쉬운 홍보만 하고, 탐욕이 가득한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 될 리 없다. 내 스스로에게, 그렇게 나를 믿어준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잘 살아온 것 같다’고 칭찬하고 싶다”며 “내가 좋아하는 말을 인용하자면 ‘이승환은 소년의 이상, 청년의 열정, 어른의 품격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이 되겠다. 여러분도 행복해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생업 등에 바빠서 날 잊어도 좋다. 여러분들 잘 사시다가 오늘의 기억이 문득 떠올라 공연에 치유 받고 싶다면, 언제나 티켓 사이트 등에 내 이름을 쳐 보면 된다. 난 늘 공연장에 있다”며 “여러분에게 자랑스러운 가수가 되겠다. 인터넷에 보면 많은 비난과 욕들도 있다. 그때마다 난 내가 모두의 가수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난 오직 여러분의 가수다”라고 말해 큰 감동을 안겼다.

록 버전의 ‘그대가 그대를’로 열기를 가득 남겨 놓은 채 본 공연이 마무리 됐다. 관객들은 이승환 이름을 연호하며 앵콜을 원했고, 곧 90년대에나 볼 수 있을 듯한 촌스러운 의상으로 갈아입고 온 이승환은 “이 노래를 아신다면 상늙은이”라며 1,2집 수록곡인 ‘텅 빈 마음’, ‘한 사람을 위한 마음’,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를 불렀다. 대형 스크린 위쪽에 위치한 상단 스크린에 이승환 데뷔 당시의 촌스럽기 그지없는 당시 방송 모습이 영상으로 자그마하게 띄워져 방울방울 추억여행을 한 것은 덤. 두 번째 앵콜은 다시 한 번 관객을 열광케 만든 ‘멋있게 사는거야’와 록 버전으로 편곡된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이었다.

마지막 앵콜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였다. 대형 공연장이라 마이크리스(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마이크를 내려놓은 채 육성만으로 부르는 것)를 시도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결국 이승환은 마이크리스로 감동과 전율을 동시에 선사했다. 방금 전까지 록 창법으로 그로울링(목을 긁으며 소리내는 것)을 해 무리가 있을 만도 한데, 여전히 그 목소리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은 ‘괴물 성대’라 불릴 만하다.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운 이승환의 거대한 성량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12월1일엔 보너스 한 곡이 더 앵콜로 준비됐다. 원년 코러스인 원현정, 손현정의 미칠 듯한 서포트가 돋보인 가운데 이승환은 ‘변해가는 그대’를 그야말로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열창해 공연을 마무리했다. 원년 코러스이자 현재 조용필 밴드 위대한 탄생 명품 코러스로 잘 알려진 김효수는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벅차오르기도 하다”는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여러 감정을 안기고 이승환은 역대급 공연으로 다시 한 번 ‘무적’의 ‘전설’을 써내려갔다.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이승환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이 11월30일과 12월1일 양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김종효 기자)

앞서 언급했듯 기자는 이승환을 ‘가수’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생각해보면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도 이승환을 담기엔 부족한 것 같다. ‘공연의 신’은 이제 자격 없는 이들조차 쓰려하는 표현이기에 괜히 미안해진다. 공연리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와서 이번 공연을 통해 ‘또’ 업그레이드 된 이승환을 수식할 참신한 표현을 결국 생각해내지 못한 채 올해 데뷔 30주년인, 꾸준히 공연에 모든 것을 거는 이승환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우리 시대 이런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해줘서, 늘 발전하고 노력하는 정직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많은 풍파 속에 늘 혼자 속앓이하면서도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어서, 당신이 있기에… ‘고맙습니다’.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 포스터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 포스터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 Greatest Moment: 
1. 팬들의 추억을 통해 이날 공연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던 ‘세월이 가면’ 
2. 흔하지 않아 더욱 좋았던, 달달하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이승환의 고백. 녹음해서 10년은 가수님을 놀려먹을 수 있다!


○ ‘2019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 셋리스트
1. 좋은 날
2. 내게
3. 화양연화
4. 천일동안
5. 다만
6. 너를 향한 마음
7. 생존과 낭만 사이
8. 물어본다
9. 나는 다 너야
10. 세가지 소원
11. ...사랑하나요!?
12. 세월이 가면
13. 화려하지 않은 고백
14. 가족
15. 당부
16. 돈의 신
17. 제리제리 고고
18. 붉은 낙타
19. 슈퍼히어로
20. 덩크슛
21. 그대가 그대를
22(앵콜1). 텅 빈 마음
23(앵콜2). 한 사람을 위한 마음
24(앵콜3).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25(앵콜4). 멋있게 사는거야
26(앵콜5).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27(앵콜6).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28(앵콜7, 12월1일 서울공연 한정). 변해가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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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2019-12-09 23:19:53
좋은글 감사합니다^^

mamaka 2019-12-04 08:29:11
기자님. 감동입니다

지호의우주 2019-12-03 10:22:50
감사해요. 안그래도 중간에 영상에서 나온 멘트가 너무 좋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좋은 기사, 다시 한번 공연장에 온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소 2019-12-02 23:37:52
기사 읽다보니 콘서트 감동이 배가 되네요
기사 정말 감사드려요

뽕이 2019-12-02 20:53:51
정성어린.애정이 묻어나는 기사 감사드립니다.그는 정말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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