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붐비던 유니클로 '한산', 일본 여행 취소 문의도 폭주
일본 상품 대신 국내 대체품에 관심 모여, 정치권도 하나같이 일본 정권 비판

16일 오후 김포공항 롯데몰에 입점된 '유니클로'의 계산대에 고객이 없어 한산하다. 사진-이재영 기자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16일 오후 김포공항 롯데몰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은 평소와 다르게 한산했다. 넓은 매장 안에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언제나 길게 줄이 늘어져있던 계산대 앞은 텅텅 비어 있었다. 지난 11일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재무책임자 오카자키 다케시가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한국 내 유니클로 불매여론은 더욱 격해졌고, 결국 발언 닷새 만에 패스트리테일링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니클로의 한국 매출은 1조 3700억원 이상으로 중국 다음으로 높다. 하지만 일본불매운동 이후 유니클로의 이용객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7월 초부터 시작된 불매운동의 열기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여행 취소 잇따라, ‘네일동’은 임시 휴면 돌입

일본불매운동의 여파는 유니클로뿐만 아니라 일본관광에도 미치고 있다. 일본여행 보이콧이 거세지면서, 주요 여행사들의 일본여행 취소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여행사는 하루 평균 일본 여행 예약자가 1100명 가량이었으나, 최근 500명 가량으로 대폭 감소했다. 여행 성수기인 7월 중순인데도, 부산항의 일본행 여객선은 한산한 모습이다. 게다가 일본 여행커뮤니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네일동’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임시휴면에 들어갔다. 인스타그램에는 ‘일본 여행 가는 매국노 팔로우하는 계정’이 생성돼 응원을 받기도 했다. 일본여행을 가거나 이를 전시하는 행위는 ‘매국노’나 다름없다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자신의 SNS에 일본여행 게시물을 올리는 일부 유저들은 비난을 막기 위해 ‘#매국노아님’이라는 해쉬태그를 사용하기도 했다.

국민 중 절반이 일본제품 불매, 국내 대체품에 ‘주목’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서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일본제품불매운동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참여에 동조하는 인원이 전체의 54.6%를 차지했다. 참여하는 비율이 지난주 대비 6.6% 포인트 증가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통중인 상품의 원산지가 일본인지 알려주는 온라인 사이트인 ‘노노재팬’은 18일 오후 인기검색어에 등극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노노재팬은 일본 제품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상품도 알려주고 있어 이용자 수가 폭발해 일시적으로 접속 마비에 이르기까지 했다. 또한 유명 약사 유튜버인 ‘약쿠르트’는 알보칠, 화이투벤, 카베진, 아이봉 등의 일본 의약품을 소개하고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의약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16일에 업로드 된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3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일본 정권 규탄’에 여·야 정치인 한 목소리

국내 정치권에서도 일본에 대한 비판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일본이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할 시 일본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하며 일본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펼치고 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7일 “일본 정부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잘못된 경제보복을 즉각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히며 일본을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국회 당청 연석회의에서 “일본의 비정상적 경제 보복 움직임이 거세졌다”고 비판했으며, 이인영 원내대표도 “아베정권에 참으로 실망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이 이뤄지는 가운데, 일본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예상되고 있어 일본과의 갈등은 장기전으로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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