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령사회의 출구를 찾다 ⓶ 시니어모델 붐
[기획] 고령사회의 출구를 찾다 ⓶ 시니어모델 붐
  • 백종국 기자
  • 승인 2019.05.01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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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모델로 인생 후반전 멋지게 살아요!
자신이 원하는 일 찾아 멋진 삶 사는 시니어들
 

 

한복패션모델로서 국내외를 누비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김성은 씨. 사진=김성은 제공
한복패션모델로서 국내외를 누비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김성은 씨. 사진=김성은 제공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시니어모델인 김성은(59) 씨는 현재 한복모델로서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등 세계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학교사를 했던 그녀는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시간 여유가 생기자 모델에 도전, 지난 2016년부터 국내 각국 대사관 행사 때 한복 패션을 선보여 왔다. 2017년에는 중국 상하이의 미시즈 아시아 인터내셔널’, 2018년에는 미국 유엔본부와 카네기홀에서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했다.

김 씨는 얌전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었는데 원하던 모델 일을 하며 활기를 얻고 변화무쌍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문화 교류를 하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어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 426일 서울 강남의 한 모델 에이전시.

젊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나이 지긋한 일군의 여성들이 캣워킹을 해나간다. 아직은 어설픈 부분이 많아서인지 강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시니어모델을 꿈꾸는 이들에게 모델 출신의 강사는 꼭 되고 싶은 롤 모델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는 시니어모델 열풍이 불고 있다. 시니어모델 에이전시와 일반 모델 에이전시, 그리고 백화점 문화센터와 평생교육원에 시니어모델 양성반이 늘고 이를 찾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시니어모델 에이전시를 찾으면 시니어모델이 연습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일반 모델 에이전시에도 추가로 시니어모델 과정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주요 백화점 문화센터 시니어모델 교육과정은 시니어모델에 대한 붐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전국 40여 개 백화점에 시니어모델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 A백화점 문화센터 여직원은 지난해 15명 정원의 시니어모델 과정을 개설했는데 등록 마감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시니어 여성분들의 참여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의 시니어모델 붐은 지난 417KBS 1TV ‘인간극장에서 시니어모델 김칠두 씨를 방영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65세의 김 씨는 지난해 2월 늦깎이로 모델로 데뷔해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에 등장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등 최근 가장 주목받는 모델 중 한 명이 되었다.

75세로 국내 최고령 모델인 소은영 씨는 국내 시니어모델 1로 꼽히고 있다. 그녀는 현재 패션브랜드 전문모델 활동을 펼치며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느라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시니어모델의 등장과 활약은 노인세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유행에 민감하고 꾸미는데 관심이 많은 시니어들이 늘면서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노인세대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고령사회 시니어모델을 하며 인생 후반기를 도모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제이액터스의 모델 워킹 연습 모습. 사진=백종국 기자
고령사회 시니어모델을 하며 인생 후반기를 도모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제이액터스의 모델 워킹 연습 모습. 사진=백종국 기자

 

모델학원, 백화점 문화센터의 시니어모델 과정 인기

모델업계에 따르면 근래 들어 보험 · 캠페인 · 공익 · 상조 분야 등에 일반 시니어모델의 사용이 늘고 있다. 모델료가 저렴해서이기도 하지만 메시지를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한다.

지난 2017년 서울패션위크에서 열린 남성복 패션쇼에 시니어모델로는 처음으로 소은영 씨를 여성복 차림으로 등장시켜 붐을 이끌었던 박종철 디자이너는 시니어모델이 연출과 잘 조화되면 쇼가 빛날 수 있다. 쇼를 본 사람들 중 70% 이상으로부터 시니어모델 고용으로 더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쇼를 보러 오시는 분들 중에 시니어 분들도 있으므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니어모델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한 패션업계에서 시니어모델을 적극 활용하는 디자이너로 꼽히는 그는 시니어모델 붐이 적어도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니어모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오는 57일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은 시니어모델 패션쇼를 열며 12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도 시니어모델들이 등장하는 패션쇼를 연다.

지난 2014년부터 시니어모델 양성에 나서 80~90명의 전문 시니어모델을 배출했다는 제이액터스 정경훈 대표는 이처럼 시니어모델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줄지 몰랐다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멋쟁이 시니어 분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니어모델도 소정의 모델료를 받으므로 시니어모델 양성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면서 경기가 좋아져 광고시장이 살아나면 시니어모델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칠두·소은영 씨가 시니어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시니어모델의 배출이 는다고 해서 국내 시니어모델 시장이 성숙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국내 패션쇼에 시니어모델이 서는 기회는 매우 제한되어 있고 패션광고 촬영 건수도 많지 않은 편이다.

시니어모델들이 받는 보수도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 패션 룩북 촬영에 시간당 10~15만 원 선이다. CF광고 촬영은 역할에 따라 70~300만 원 정도 받는다. 그럼에도 큰 문제는 되지 않고 있다. 돈만을 목적으로 시니어모델이 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은 까닭이다.

강남의 한 모델 전문학원에서 만난 김미옥 씨(63·서울 서초동)돈 벌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다. 또래들과 어울리며 활동하는 것이 즐겁고 삶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 활동은 우선 돈을 떠나서 건강을 챙기는 좋은 운동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델 워킹은 바른 자세로 걸음을 걷게 해주는 최적화된 걷기 운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이 구부정하고 8자 걸음으로 걷는데, 모델 워킹은 여자는 1자 워킹, 남자는 11자 워킹 훈련으로 바로 된 자세로 걷게 해준다.

한 모델업체는 시니어모델들과 자선 패션쇼를 열어 소외계층에 연탄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니어들이 자아실현과 더불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시니어모델은 시니어 브랜드 소비 촉진에 기여하는 한편 시니어 브랜드의 충실한 고객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 시니어 과정을 개설하면 시니어 브랜드 매출이 2배 정도 오른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백화점, 인터넷 등 유통가에서는 50대 이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건강식품과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옷과 화장품 등에서도 그들의 씀씀이가 늘고 있는 것이다. 경제력을 잃고 지갑을 닫던 노인들이 이제는 유통가의 큰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원하는 일 하며 즐기고 삶의 활력소 얻어

시니어모델 시작은 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라는 말이 있다. 시니어모델 전문업체가 있고 일반 모델업체에서도 시니어모델을 양성하는 등 시니어모델을 원하는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늘고 있긴 하지만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시니어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9개월의 교육기간을 거쳐야 한다. 보통 주 1~23개월 과정의 기초반·중급반·전문반을 차례대로 거치며 스트레칭, 자세 교정, 워킹, 포토포즈, , 워킹자세 & 테크닉, 광고미팅/오디션 훈련 등을 받게 된다.

기초반에서는 바른 자세와 바른 걸음걸이를 중점적으로 배우게 되며 중급반에 가야 선글라스 넥타이 모자 등 패션소품 연출법을 비로소 배울 수 있다. 전문반에서는 한복 워킹과 가방 연출법 등을 깊이 있게 배우게 되며 패션 디자이너와의 오디션 기회도 종종 가질 수 있다.

모델 수요를 넓히기 위해 일부 모델 교육기관에서는 연기를 가르치는 곳도 있다. 연기를 할 줄 알아야 모델 수명이 길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도 시니어모델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전문 모델업체 교육비가 3개월에 120만 원 정도인데 비해 백화점 문화센터는 10주에 15만 원 정도로 부담이 적다. 자신의 진로를 정한 사람이 아니라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자신의 취미를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니어모델 교육과정은 대부분 지망생들에 대해 나이, , 몸무게 등 신체조건을 내걸지는 않고 있다. 일단 비용으로나 신체적으로 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된 셈이다.

활동하는 시니어모델들은 같은 또래의 시니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희망을 준다. 기자의 취재 결과, 인생 후반전을 위해 시니어모델이 되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다. 자신과 자신의 또래를 위해 개척자가 될 수 있고 인생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시니어모델은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라는 경구가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드는 분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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