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령사회의 출구를 찾다 ⓵노인 일자리 전쟁
[기획] 고령사회의 출구를 찾다 ⓵노인 일자리 전쟁
  • 김종면 기자
  • 승인 2019.04.30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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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 투입 ‘관제’ 일자리 지적 속 노인고용 증대

단기 아르바이트 수준 탈피, 고용의 질 확보가 관건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차 일자리위원회 모습.  사진=일자리위원회 제공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차 일자리위원회 모습. 사진=일자리위원회 제공

정부는 노인기준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고령화시대 노인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 한국은 2017년에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2026년이면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노인은 늘고 경제활동 인구는 줄어드니 미래세대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노인이라고 왜 고민이 없겠는가. 문제는 일자리다. 노인은 한결같이 외친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허()하라! 운명처럼 다가온 고령사회, 그 빛과 그늘을 살펴본다.

 

[시사경제신문 김종면 기자] 2008년 국내 개봉된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잘 알려진 대로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의 첫 구절에서 그 제목을 따왔다. 예이츠가 원래 의도한 노인이 살아갈 만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뜻을 살짝 비튼 것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 혹은 시대가 노인을 위하지 않는다고 무작정 비판하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 노인이 기댈 곳은 없다는 현실을 암시할 뿐이다.

한낱 영화 제목에 이처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것이 많은 걸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숙우(誰怨孰尤)라고 할까. 노인을 위한 나라가 없다고 해서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할 수는 없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는 개인만의 책임도 국가만의 책임도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모두의 책임이다. 분명한 것은 노인문제가 사회갈등의 단초가 돼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절박한 이슈는 단연 청년 일자리 문제다. 그러나 이미 한계 수위를 넘어선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노인 일자리 문제 또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지난달 고용통계를 보면 취업자는 두 달 연속 20만 명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의 일자리는 16만 명 이상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층 고용은 346000명이나 급증해 역대 두 번째로 크게 늘어났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노인 일자리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급조한 관제(官製)’ 일자리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게다가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는 대부분 단기 아르바이트 수준이다. 경제적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조금 과장하면 무늬만 일자리.

노인들은 모여서 종이를 접고 구멍을 뚫어 쇼핑백을 만든다. 쓰레기를 줍거나 초등학생 등·하굣길 동행 같은 일을 한다. 일자리 종류에 따라 한 달에 30여만 원도 받고 많으면 70여만 원도 받는다.

정부는 올해 초 노인들이 겪는 빈곤·고독·질병·무위, 이른바 ‘ 4()’를 덜어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질적으로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공익활동의 질적 개선을 위한 사회서비스형일자리 2만 개가 신설됐다. 민간 취업시장 진입이 어려운 노인을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 기간도 2개월 연장했다.

올해 기획한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10만 개가 늘어나 61만 개에 이른다. 그럼에도 대기자가 14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수요가 많다. 장기요양 등급을 받아 의료비를 지원받는 노인들의 경우 노인 일자리에 지원할 수 없어 의료비 수급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당장 생계를 위해 조금이라도 현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 일자리를 얻으려고 의료비 지원을 포기하는 노인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복수혜 금지 잣대를 들이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세금을 투입하는 관제 일자리 사업은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다. 고용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측면도 있다.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얼마나 다양한 계층의 노인들을 위해 맞춤한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수준의 단기 일자리를 얻는 것을 과연 참다운 노인취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순노무형소득증대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이 있는가 하면 보다 높은 차원의 자아실현형일자리를 선호하는 노인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노인 일자리의 고급화·내실화가 필요하다.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몇 년 앞둔 상황이다. 요즘 부쩍 노인기준 연령 상향 논의가 활발한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다시 논점은 노인 일자리다. 생산가능 인구(1564)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생산성을 높여도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기는 어렵다. 노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젊은노인이 넘쳐난다. '액티브 시니어'다. 이 '노인 아닌 노인'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없는 것인가. 노인들이 좀더 고등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노인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보다 실질적인 미래형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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