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외에 이중으로 설치된 계량기, 고장 많아
내부 알력다툼에 횡령 의혹도 제기돼

 

난방비 0원과 폭탄요금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 사진= 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기자 ]  신월시영아파트 난방비 사태는 특이한 계량기 구조와 신구입주자대표 간 알력다툼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의 총 입주 2260세대 중 40%를 차지하는 911세대의 12월분 고지서에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신월시영아파트는 난방비가 싼 지역난방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대에는 난방비가 전가된 난방비 폭탄이 날아와 이웃 간 알력을 빚고 있는 것이다.

신영시영아파트에는 다른 아파트와는 다르게 계량기가 실내외에 이중으로 설치된 계량기가 달렸다. 안에 계량기가 있지만 밖에서도 램프를 통해 계량기 숫자를 측정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안에 계량기의 건전지가 떨어지면 안팎으로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계량기를 측정한 아파트관리사무소 직원이 그 많은 세대의 계량기에 오류가 있음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입주민들 역시 자신들의 난방비가 '0'으로 고지되어 나왔는데도 그냥 넘어간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관리사무소는 각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난방비 측정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한 주민이 직접 나서서 난방비 '0'이 나온 세대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장은 이와 관련하여 지난 15일 사퇴하여 의문을 더했다.

신월시영아파트의 이 같은 난맥상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연임으로 4년 임기를 채운 입주자대표 이 모 씨는 임기 마감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입주자대표를 선출해야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양천구청의 독촉을 받고서야 선관위를 구성하고 새 입주자대표를 뽑았다.

새 입주자대표는 취임한 지 채 2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데다 파워 싸움에서 밀려 전임 입주자대표로부터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새 입주자대표가 전임자로부터 아파트 통장과 직인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임 대표가 8,000만원에 달하는 일자리창출 자금을 노동부로부터 지원받았으나 대표 개인통장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월시영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8일 오후 2시 양천구청 관계자 등과 긴급회의를 가졌으나 주민 간 팽팽한 대치 끝에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감했다. 회계감사를 검찰에 고발하려 입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양천구 기초의원인 정택진 의원은 "우선 전체 계량기를 갈아야 한다"면서 "아울러 주민들의 총의대로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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