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과잉공급 등 문제…마곡지구 중간평가·2단계 실행전략 수립 추진
SH공사가 3일 마곡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중간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2단계 개발방향을 새로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훈풍을 등에 업고 인기를 끌고 있는 마곡지구가 '벌집촌'·'원룸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텔 공급이 너무 많고 산업·업무용지의 분양이 지지부진해서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마곡지구는 2007년 12월 도시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됐다. 2008년 12월 도시개발 실시계획이 인가된 이후 조성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마곡지구 개발계획을 살펴보면 택지지구 완성시기는 2025년이다. 이 시기가 되면 상주인구는 20만명으로 뛰어오른다.
문제는 오피스텔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강서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마곡지구 산업단지 업무용지 내에 건축허가가 난 오피스텔만 1만1789실이다. 이 중 20㎡ 주택형 이하 원룸형 오피스텔은 39.7%(4681실)이다.
아파트 물량과 비교하면 확연히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마곡지구에는 아파트 6510가구가 입주했다. 올해는 603가구가 입주하고 내년에 예정된 물량은 2985가구다. 총 1만98가구로 오피스텔보다 적다.
LG사이언스·롯데·코오롱·넥센타이어 등 기업들의 입주계획이 속속 확정되고 있지만 토지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SH공사는 이 같은 문제점을 살펴보고 새로운 개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마곡도시개발사업 중간평가 및 2단계 실행전략 수립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SH공사는 이 같은 문제점을 살펴보고 새로운 개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마곡도시개발사업 중간평가 및 2단계 실행전략 수립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오피스텔 과잉공급과 산업·업무용지 미매각 등 마곡지구의 문제를 분석하고 향후 개발방향에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SH공사는 과업내용서를 통해 "마곡지구는 서울시 7대 광역 중심위상으로서의 역할은 아직 미흡하다"며 "당초 마곡 산업단지 설정 비전인 'R&D 및 신기술산업의 인큐베이터로서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육성'은 본격적인 추진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SH공사 관계자는 "지난 2007년 마곡지구 개발계획을 수립한 이후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한 뒤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8개월의 용역 기간과 이후 절차 등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쯤 마곡지구 실시계획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용역을 바탕으로 대내외 경제환경과 정책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새로운 개발전략이 수립된다. 우선 마곡 도시개발사업의 주요내용과 추진경과·매각수익 분석 등 중간평가가 이뤄진다. 또 오피스텔·숙박시설·상업시설·공공시설 등의 계획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적정 수요·위치도 새로이 제시된다.
오피스텔 과다공급과 관련해서는 △업무용지에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게 적정한지 △주변지역 오피스텔 건립이 마곡지구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게 된다.
이 외에 마곡지구 전체를 용도별·필지별·시기별로 나눠 매각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SH공사 측은 "산업단지와 업무용지의 분양률은 50%를 약간 넘는다"며 "개발사업 초창기에 입지가 좋은 땅들이 빨리 판매된 측면이 있는데 추가로 남아있는 땅들의 판매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케팅·홍보 전략이 필요한지 살피고 마곡지구 전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역을 통해 △오피스텔 과잉 공급에 따른 업무시설 부족 △핵심용지에 대한 개발 방향 △미매각 토지의 바람직한 매각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원점에서 새로운 전략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진병주 기자
sisa2003@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