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의원 상대 ‘양천갑 위원장직 해임 요구안’ 탄원서 서명 진행 중
손영택 전 양천을 위원장 상대 ‘영구제명 징계요청’ 중앙당 및 서울시당 접수
국민의힘 갑을 간 첨예한 대립, 양천구의회 의장 선출 오리무중

양천구가 6·1지방선거 과정에서 파생한 이런저런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7월 1일 출범한 양천구의회는 아직 의장단을 꾸리지 못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양천구가 6·1지방선거 과정에서 파생한 이런저런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7월 1일 출범한 양천구의회는 아직 의장단을 꾸리지 못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양천구가 6·1지방선거 과정에서 파생한 이런저런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1일 지방선거의 민심은 국민의힘으로 쏠렸다. 국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서울 오세훈, 인천 유정복 등 수도권 2곳을 비롯해 총 12개 지역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으며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17곳의 구청장을 석권하며 국힘으로 지형변화를 이끌었다. 

양천구 역시 이기재 후보가 경선부터 본선까지 힘든 난관을 뚫고 민선 8기 구청장 뱃지를 달아 민주당 김수영 후보의 3선 도전을 막았다. 

앞서 조수진 국회의원(양천갑 당협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양천구청장 예비후보 3명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당의 이기재 후보를 비판하며 공천 컷오프를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양천을 손영택 위원장(현 국무총리 민정실장)은 구청장·시·구의원 공천과정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지역 정치인들의 적잖은 저항을 받았다. 

크고 작은 우여곡절에도 이 구청장은 양천갑을 당협위원회의 별다른 도움 없이 6.1지방선거에서 승리의 면류관을 썼다. 

최근 국민의힘을 사랑하는 사람들, 충청 향우회 회장, 영남 향우회 회장 등이 조수진 위원장을 상대로 ‘양천갑 위원장직 해임 요구안’ 수용을 위한 탄원서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조 위원장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을 구청장과 시의원에 공천한 행위, 지역위원장으로서 자당의 구청장 후보에게 비협조적이었던 행위, 결격사유 없는 기초의원을 컷오프 한 행위 등을 주장하며 위원장 해임안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양천을 일부 당직자(정욱채 전 양천구의회 의장 포함 7인)들은 손영택 전 위원장이 재임 시절 갑질을 일삼았다며 중앙당과 서울시당에 영구제명 징계를 요청하고, 총리실에는 해임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징계요청서를 통해 “손영택 전 위원장은 전·현직 구의원들에게 운전 강요, 각종 사적인 비용과 총선 비용 대납 요구, 사무실 운영비 전가, 불합리한 공천 등의 갑질을 자행했다”고 주장하며 손영택 불신임 동의안 서명을 추진했다.   
 
현재 양천구 지역 정가는 손 전 위원장과 이 구청장의 우호적인 관계 속에 조수진 위원장이 대립각을 세운 형국이다.

◆몇몇 의원들의 독선과 아집, 다선의원들의 리더십 부재로 의장단 선출 불발

이런 상황에서 7월 1일 출범한 양천구의회는 아직 의장단을 꾸리지 못했다. 국힘과 민주 9:9 동수에 이기재 구청장 취임은 전반기 국힘 의장을 배출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됐다. 그렇지만 40일을 넘긴 지금까지 갑을 간 의원들의 첨예한 의견 대립과 분열로 의장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갑을 당협위원회는 의장 선출이 가장 유력한 3선 의원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의장 자격과 조건에 부합한 자신들의 정당성을 서로 굽히지 않고, 이에 대한 합의점에 도달할 만남조차 갖지 못한 채 아직껏 최종 후보를 선택하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갑을 의원들은 여러 차례 의총을 열어 의장 선출의 합리적인 대안을 찾았지만 아무런 해결책 없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여기에 더해 국힘 9명 의원들이 전·현직 지역구 위원장의 기세에 눌려 눈치싸움을 하는 등 의장 선출은 ‘산 넘어 산’이 되고 있다. 

최근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5명의 국힘 의원들(갑4명, 을1명)은 이 지리멸렬한 싸움에 마침표를 찍을 답안을 내놓았다. 5명 의원이 최종 투표로 의장 후보를 선택한 후 민주당의 합의를 구해 최종 낙점된 국힘 후보를 전반기 의장으로 확정한다는 대안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양천갑을 의원들은 전반기 의장 몫을 국힘에 양보한다는 입장이지만 후보 선택이 계속 늦어질 경우 자당의 의장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그리 만만치는 않다. 민주 갑 3선 의원과 을 재선의원이 의장 후보로서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나머지 7명 의원들 또한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렇듯 국힘과 민주 어느당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의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의장단 선출 불발로 의회 개회가 늦어지자 행정, 복지 등 상임위별 배속 위원 선임이 막혀 집행부의 각 부서별 업무보고와 조례제정이 중단돼 구정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할 예산을 집행할 수 없고, 내년 예산안 편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의원들 또한 자신들이 속할 상임위를 구성하지 못한 채 집행부 업무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에 손을 놓고 있다. 

의장단 선출 과정을 통해 드러난 몇몇 의원들의 독선과 아집, 다선의원들의 리더십 부재로 인한 갈등과 반목은 양천구의회의 무능한 민낯이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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