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MZ 세대 주도...간소화 대세

광화문 직장인들의 모습. 사진=김주현 기자
광화문 직장인들의 모습. 사진=김주현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면서 상당수 회사에서는 회식과 워크숍, 대면회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식이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젊은 직장인들 주도로 10시 이전에 마무리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보복회식 보복워크샵 부활...엔데믹 블루 호소

재택에서 출근으로 바뀌면서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상 회복이 부담스러운 직장인들이 ‘엔데믹 블루’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억눌렸던 대면 교류 욕구가 보복회식으로 이어진다며 “거리두기로 해제로 그동안 미뤘던 회식문화가 부활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거리두기가 완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회식을 하고 있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엔데믹 블루란 코로나19 확산 이후 늘어난 개인적인 시간을 중시해 왔던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우울감과 불안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서모(29)씨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기존에 누리지 못했던 개인 시간과 새로운 취미가 생겼는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봐 괴롭다며 “자유를 위해 오히려 코로나19 때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주 회식을 앞둔 직장인 유씨(30)씨도 줄줄이 회식과 워크샵이 잡혔다며 “단결과 소속감을 키울 시간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개인 시간을 희생하고 싫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다들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오히려 모임 친목 등 일도 재택근무로 변경됨에 따라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직장인들이 추구하는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됐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이제 한국의 회식문화도 변화해야 한다며 과음과 같은 회식에 대한 병폐가 시대가 바뀐 만큼 줄어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워라밸 세대...간단한 회식 선호 경향 짙어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 움직임에 회식은 돌아왔지만,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모임을 이어가는 이들은 크게 줄었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 전후 취업한 젊은 직장인들이 주도했다.

마포구 합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모(60대)씨는 오후 10시가 넘으면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뜬다며 소규모로 따로 모여 카페로 향하거나 이른 귀갓길에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한 대기업 과장 김모(40대)씨는 “다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모임에 대한 피로감을 깊게 느끼는 것 같다”며 “요즘은 전과 다르게 워라밸을 중시해 간단히 즐기는 회식 정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고 밝혔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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