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4개사 조사…10곳 중 8곳, 글로벌 공급망 위기 노출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절반 이상이 물류난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전경. 사진=김주현 기자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절반 이상이 물류난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전경. 사진=김주현 기자

국내 수출기업 86%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리 기업의 대응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실적이 50만달러 이상인 국내 수출기업 1094개사 가운데 85.5%가 공급망 위기로 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공급망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교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리 기업 대응 현황' 조사결과. 자료=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리 기업 대응 현황' 조사결과. 자료=한국무역협회

공급망 위기에 노출된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물류 지연과 운송비 폭등 등 '물류난'(35.6%·복수응답 가능)이 지목됐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익성 악화'(27.8%)와 '특정지역 봉쇄로 인한 피해'(16.9%)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손꼽혔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공급망 교란에 '핵심 품목의 대체선 발굴'(35.9%)과 '핵심품목 저장'(17.8%)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시적인 생산 감축 및 중단'(15.3%)이나 '대응전략 없음'(12.4%) 등 실질적인 대응이 어려운 기업도 전체 4곳 중 1곳에 달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지역 봉쇄 및 수급 리스크를 많이 겪고 규모가 작을수록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민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수산물은 타 품목보다 물류난 경험 응답이 높았다. 이는 신선도 유지를 위한 콜드체인 운송망 운임이 다른 일반 운송망 대비 1.5∼2배 이상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물류난 완화'(39.4%)를 꼽아 물류 지연 해소를 위한 선복 확보, 운임비 등의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제적 위기관리 및 대응을 위한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운영'(20.8%)에 대한 수요도 컸다.

박가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공급망 위기는 국제 정세, 자원 민족주의, 기후변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데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공급망 위기 극복과 기업의 회복탄력성 제고를 위해 정부는 물류난 등 문제 해결에 힘쓰는 한편 상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기업들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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