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석/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

관광산업은 지방소멸을 막아 주는 산업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의 기여율을 나타내고 있고, 전 세계 일자리 10개 중 1개는 관광산업 관련한 일자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관광산업은 지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특히 지방소멸이 가속화돼가는 상황 속에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인구의 재유입을 노려볼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으로 인식되어 관심과 지원이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일본은 관광산업의 부흥으로 인구의 노령화와 인구의 유출로 소멸돼 가던 지방에 ‘지방창생(地方創生)’이라 하여 관광을 활용하여 지방에 경제적 활기를 불어넣고 인구가 재유입되도록 하는 정책을 코로나 전까지는 꽤 성공적으로 펼쳐왔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피해

하지만 세계관광여행위원회(WTTC)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세계 관광산업이 2020년 한 해 동안 입은 손실은 US45억 달러에 달하고, 그로 인해 GDP 기여율이 49.1%가 감소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업계의 특성상 중소기업의 비중이 80%에 달하고 손실보상의 대상으로도 간주되지 못해서 90%에 달하는 매출 감소와 약 60% 이상의 업체가 폐업하는 등 그 피해 규모는 세계 관광산업 평균 이상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구조적 한계

한편 2019년에 해외 유입 관광객 최대치를 달성할 때도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GDP기여율은 2.8%, 관광고용율은 2.2%밖에 안 돼 세계 평균에 한참 못 미치고 있었다. 마이스산업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GDP 기여율이 0.49%로 미국의 2.39%에 크게 못 미쳐 우리나라 관광마이스산업은 코로나 이전에도 가치사슬에 심각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었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로 이어져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250만 종사자의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는 타 업종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무대책 또는 정책의 미숙함으로 세계적인 관광 마케팅의 대세로 자리를 잡은 글로벌 OTA(해외 관광 온라인 마케팅 업체)의 공세에 수수료를 30~40%나 지급해야 하는 종속적인 구조로 빠져들어 맥없이 휘청거리고 있었고, 단체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와 호황이었던 때에도 중국 단체관광객을 받기 위해 중국 여행사에게 1인당 몇 백 위안씩 인두세를 지급하고 관광객을 사와 그들의 해외 명품 쇼핑에 의존하는 허약한 구조로 연명하고 있었다.

단체관광객을 실어 나른 관광버스는 주차할 곳이 없어 시내를 배회하여 교통체증을 일으키거나 수준 낮은 관광객 질서로 관광지 주민의 원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었고 지방에서는 그마저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은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 코로나 이전의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상황이었다.

미래 관광산업을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산업의 고용에의 중요성과 GDP기여율 및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인식하고 특히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새롭게 패러다임이 바뀌는 관광산업의 추세에 경쟁력을 갖춘 관광산업을 만들기 위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사업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산업의 융복합화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유기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과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서 각 지자체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지역관광협의체(DMO)를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를 기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지역의 관광자산이 무엇인지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일률적인 유물과 유적 위주의 관광자산에서 탈피하여 ‘사람이 사는 모든 것’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근의 트랜드를 읽어 관광상품을 소비할 대상들의 취향에 맞는 지역 관광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편 빅데이터, AI, IoT, 메타버스 등의 기술을 신속히 적용해 미래형 관광사업 모델을 개발하여 관광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스마트관광은 코로나로 왕래가 어려워 답답해하는 관광객들에게 대안관광으로 다양한 가치들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메타버스의 열풍이 심상치 않은데 이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관광산업의 신기원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관광에서는 구현해 낼 수 없었던 ‘과거로의 체험여행’이라든가 ‘무장애 여행’ 등이 가능해져 더욱 다양한 관광상품의 선택지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펫과의 여행’은 1,500만 반려동물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멸의 위기에 처해있는 관광산업의 생존과 도약을 위한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고 관광업계의 피해와 복구를 위한 조속한 조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아울러 관광업 재생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피해 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며 미래형 관광업체로 도약 할 수 있는 관광 코칭 프로그램의 가동이 필요하다. 특히 관광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도와 미래 관광 시장에 대처 할 수 있도록 하는 코칭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이러한 중장기 계획을 체계화 할 지자체들의 관광발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이 계획에는 중장기적으로 미래를 고려한 관광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다양한 신규 관광사업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조성이라고 할 수 있는 빅데이터의 수집과 호환성 그리고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정책적 기준과 그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의 활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윤리적인 기준까지도 정부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과 업계의 발전을 제도가 못 따라와 신규 비즈니스에 대해 모호한 기준과 규제로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우를 또다시는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에 대한 제언

마지막으로 관광산업이 지속가능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관광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에게 꼭 부탁을 하고 싶은 제언이 있다. 한 산업의 수준은 그 산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수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 우리나라의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제도는 글로벌 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몇몇 지자체에서는 ‘전문관 제도’ 또는 본인이 원하면 담당 보직을 연장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해외에서는 그 산업의 전문가들이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 임용제도와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는 등 날로 심화돼 가는 글로벌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채택되고 있음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 우리의 관광산업도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미래상이 달라질 것이다. 여기에는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의 일관성과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방자치단체들의 관광산업의 지역경제에의 중요성과 일자리 창출에의 중요성 인식을 기반으로 한 미래를 대비하는 역할이 절실하며, 그래서 그러한 성공적인 정책 구현으로 행복과 자기실현의 도구가 돼 사회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회복성(Resilience)’, 그리고 ‘포용성(Inclusiveness)’ 등이 내포된 사회구성원들이 상생할 수 있는 관광산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홍석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
진홍석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

[프로필]

국제경영학 박사(런던 정경대(LSE), UNIV. of W.London

(사)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

아리랑국제방송 국장

한국마이스관광학회 부회장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선임연구원

문체부, 서울시, 경상북도, 사천시, 성남시 정책자문위원,

여수엑스포 전문위원, 홍보대사, 역사박물관,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전문위원,

AFECA 집행이사, 대고구려 British Museum전 총괄PD 등

저서 ❮모두가 행복한 관광국가 실현❯(공저) ❮지방공무원을 위한 국제회의이벤트 편람❯❮국제화시대의 컨벤션 발전전략❯(편저) ❮국제의료관광❯(역저)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 가치창출❯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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