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항의로 5·18 전야제서 도중 철수 만남 불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5·18 전야제 행사 만남이 무산됐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5월 임시국회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날 행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지 주목을 받았으나 김 대표가 17일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5·18 전야제에 참석했으나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행사 도중 발길을 돌리게 됐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35주년 광주민중항쟁 전야제 행사에 참석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항의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김영우 수석대변인,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등과 저녁 720분쯤 행사장에 도착했으나 이날 일부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행사장 무대 앞 자리에 앉은 지 약 13분 만에 자리를 떴다.

김 대표는 저녁 710분쯤 옛 전남도청과 분수대를 둘러본 뒤 근처 골목길을 지나 행사장에 도착했다.

행사장에 들어선 김 대표를 향해 일부 시민들의 반발로 경찰, 당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져 자리를 잡는 데에만 수 분이 걸렸다.

김 대표가 자리에 앉아 행사 진행을 기다렸으나 김 대표 주위로 반발자들이 몰려들고 욕설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김 대표와 일행을 향해 물을 뿌리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김무성 나가라", "세월호 특별법을 무력화시킨 김무성은 나가라"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행사 진행자는 김 대표에게 "죄송하다""(행사 중 반발을) 우리가 막을 수 없다"고 김 대표에게 퇴장을 부탁했다. 행사 무대에서도 한 시민대표 관계자가 김 대표에게 퇴장을 요구했고 참석자들은 이내 동조의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행사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과 함께 제창하려 했으나 결국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저녁 733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의 거센 반발은 김 대표가 퇴장하기까지 10여분간 계속됐다.

김 대표를 둘러싸고 일부 시민들, ·경찰 관계자, 언론인들이 뒤엉키면서 이동 내내 아수라장이 이어졌다. 몇몇 시민들은 김 대표를 향해 반대 의사와 욕설을 외치며 달려들었으나 제지당했다.

한 남성 시민은 "나도 5·18(세대)이지만 광주 시민이 이러면 안 된다"고 거센 반발을 제지하기도 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전야제 행사에 참여했다"면서 "반대 세력과 지지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우려되고 행사 진행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 불상사가 생길 위험마저 커서 불가피하게 행사장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야제에서 자리를 뜬 이후 "매우 안타깝다. 혹시 다치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행사 마무리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또한 "5·18 유가족께는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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