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 디큐브시티 인수 '영등포 입성'…롯데ㆍ신세계와 패권 경쟁

백화점 '빅3'가 영등포 상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을 인수하고 오는 20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로 새롭게 오픈한다.

이로써 기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양분하고 있는 영등포 상권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영등포지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13만명에 이르는 서울 서남부권 핵심 상권으로, 백화점 ‘빅3’로 꼽히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 지역 상권을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이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3일 제이알(JR)투자운용㈜과 신도림 디큐브시티 중 디큐브백화점(지하 2층~지상 6층, 총 8개층)에 대한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이 임차하는 부분은 연면적 11만6391㎡(3만5270평), 영업면적 5만2569㎡(1만5930평) 규모로 임차기간은 20년이다.

신도림 디큐브시티(지하 8층~지상 42층)에는 디큐브백화점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디큐브오피스, 디큐브파크, 디큐브 아트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현대백화점의 영등포에 진출에 경쟁업체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고 있는 신세계 영등포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연매출 5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이 신규 진출함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고감도 패션과 문화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보강해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부터는 영스트리트 브랜드도 강화하고 있다. 또 옥상공원을 활용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타임스퀘어와 중복되지 않으면서도 다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최근 식당가에 강남, 홍대의 유명 맛집들을 대거 유치해 국내 최고 수준의 식당가로 리뉴얼해 오픈한다.
또한 루이비통ㆍ구찌 등 명품 브랜드에 이어 최근에는 지방시와 몽클레르도 입점시켜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영등포는 교통이 편리하고 유통인구가 하루 12만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상권”이라며 “목동ㆍ여의도 상권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지역적 특성에 맞는 상품구성(MD) 등을 통한 백화점 빅3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경우 전국 롯데백화점 점포 중 매출액 기준 5위 안에 든다.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과 연계해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를 개장하면서 두 지점에서만 총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의 두 백화점과 차별화된 매장과 서비스로 본격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김창섭 상무는 "디큐브백화점은 환승 역세권으로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대규모 집객이 가능해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앞으로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매장 구성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지역 내 최고의 쇼핑 문화의 랜드마크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보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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