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변신 통해 자유로운 감성의 팔색조 매력 선보여

데뷔작 자카르타, 2백50만 관객의 몽정기 등 대박 터트려
충무로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감독으로 이름 올려

영화감독에서 명강사, 시니어모델 거쳐 월간 서울패션위크 잡지 대표로 변신
서울패션위크를 디딤돌로 잃어버린 한국패션의 부활 꿈 꿔


 

2002년 붉은악마의 기운을 잠재우고 2백50만 관객을 동원한 ‘몽정기’ 정초신 감독. 사진=본인 제공

 

 2002년 붉은악마의 기운을 잠재우고 2백50만 관객을 동원한 ‘몽정기’ 정초신 감독. 영화감독에서 명강사, 시니어모델, 계간지 서울패션위크(이하 서울패션위크) 대표 등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끝없는 변신에서 자유로운 감성의 팔색조 매력이 돋보인다.

정초신은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후 뉴욕대 대학원 미디어생태학 석사학위(MA)를 취득했다. 1995년 귀천도를 시작으로 미스터콘돔, 할렐루야, 퇴마록, 엑스트라 등의 영화를 프로듀싱하고, 자카르타, 몽정기1, 남남북녀, 몽정기2, 미스체인지 등에서 메가폰을 잡았다.

그동안 정초신은 데뷔작 자카르타를 비롯해 몽정기 등 손댄 작품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충무로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 그가 한때 마주한 슬럼프를 극복하고 시니어모델로서 자신만의 또 다른 색깔을 찾았다.

30년 가까이 영화밖에 몰랐던 그는 어느 순간 인생 이모작을 위해 고민했다. 고민의 끝에서 시니어 모델을 만났다. 평소 그의 소신대로 1년간 공부하고 1년쯤 준비한 후 다양한 대회에서 모델 정초신으로 무대를 누볐다.

은퇴를 앞둔 노인이나 노년을 총칭하던 ‘실버’는 경제력을 앞세워 자아실현을 찾는 베이버부머(1955~1963년 출생)세대의 시대적 아이콘으로 떠오른 ‘시니어’로 재탄생했다.

베이비부머세대는 기존 한국 사회의 관습과 통념을 뒤집었다. 나이는 50~60대지만 정신은 여전히 40대인 베이비부머들은 젊은 시절 도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꿈을 은퇴 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니어 모델은 그런 과정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현재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세대는 자아실현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앞으로 시니어 모델은 오늘보다 내일 더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베이비부머의 삶에 자극받는 X(베이비붐세대 이후 출생)세대, 그 뒤를 잇는 밀레니얼(1980년대~ 2000년대 초 출생)세대까지 ‘시니어 모델’ 분야는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이에 정초신은 나사렛대, 안양대, 국제대, 오산대 평생교육원에 시니어모델과정을 개설하고, 하이엔드 시니어모델을 위한 특별 과정인 로프트 프로젝트를 CBS방송 문화센터에는 세계 최초로 모델선교단을 창설시켰다.

앞서 그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GS건설, 전경련, 국토해양부, 부산대학, 동남경찰서 등 각종 기업과 지자체에서 ‘영화(映畫)롭게 사는법’을 주제로 총 500회 이상의 강연을 펼친 바 있다. 정초신은 이 강연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환기 시켰다. 
 

정초신은 데뷔작 자카르타를 비롯해 몽정기 등 손댄 작품마다 대박을 터트려 ‘충무로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자카르타 연출 당시 정초신. 사진=본인 제공

 

◆스크린과 렌웨이를 거쳐 계간지 서울패션위크에 닻을 올리다

스크린을 정복하고 인기 절정의 명강사에서 시니어모델로 런웨이를 누비던 정초신은 최근 서울패션위크의 대표를 맡았다.

정초신은 “서울패션위크를 유명한 브랜드와 수많은 모델 및 셀럽들의 사진으로 도배한 통상적인 잡지가 아닌 패션 인문잡지로 차별화해 잃어버린 한국패션의 전성기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패션의 부활을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전 분야의 협력이 절실하다. 어렵고 험한 길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서울패션위크가 굳건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대표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오늘날 한국패션은 구찌, 샤넬, 루이비통 등 수많은 글로벌브랜드에 밀려 ‘앙드레 김’만이 30년 전 전성기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만 해도 이세이 미야키, 콤데갸르송, 요지 야마모토, 겐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품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팔고 있다.

지금 한국은 BTS를 선두로 전 세계에 한류 열풍을 만들고 있다.

정초신은 “한국패션이 한류의 흐름에 편승할 수 있다면 K-패션 또한 전 세계를 평정할 수 있다”며 “서울패션위크를 패션 교양 인문잡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정초신은 패션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를 직시하고 판별해서 보다 정론적인 기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패션을 만들고 소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패션의 흐름이나 관련 산업의 현실은 물론 원자재의 생산과 유통과정까지 아우를 수 있는 기사 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니어모델로서 자신만의 또 다른 색깔을 찾은 정초신. 사진= 본인 제공


◆패션모델...패션의 상품 가치를 가장 극대화는 시스템이자 마케팅

정초신이 말하는 패션의 이데아는 오스카 와일드의 규정처럼 짧은 기간 동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소모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모델의 이데아는 소비자에게 패션을 가장 유효하게 어필하는 도구다. 최근 유럽 패션계를 장악한 최소라에 대해 유명 디자이너들이 언급한 “세상에서 가장 옷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모델” 이 역시 정초신이 정의한 모델의 이데아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패션모델은 패션의 상품 가치를 가장 극대화는 시스템이자 마케팅이다. 이러한 모델의 활약 은 패션산업 발전의 모멘텀이다.

패션과 모델은 상생 관계다. 서울패션위크라는 잡지와 패션모델은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서울패션위크의 발전에 패션모델의 도움은 필연적이다. 서울패션위크 또한 패션모델들의 성장에 마중물 역할을 해낼 것이다.

정초신은 “서울패션위크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패션의 부활이다. 어쩜 힘에 부치고 고단한 여정일지 모르겠지만 최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패션위크에 닻을 올려 ‘K-패션의 화려한 부활’을 찾아 글로벌 항해의 신호탄을 쏘겠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영화밖에 몰랐던 정초신은 어느 순간 인생 이모작을 위해 고민했다. 고민의 끝에서 시니어 모델을 만났다. 사진= 본인 제공

 

◆팔색조 정초신...풍부한 감성을 가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영화 속에 단 하루도 머문 적이 없었듯이 그 밖으로 단 하루를 떠난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정초신은 “충무로에 적을 둔 모든 영화인들처럼 자신도 그 바닥에 영원히 안주하지 못하는 보헤미안”이라며 영화판을 벗어나 런웨이로 발길을 돌린 이유를 전했다.

그는 “영화는 2시간 동안 꿈꾸는 행복한 오락이고, 런웨이는 2분 동안 누리는 황홀한 쾌락”이라고 자부하는 풍부한 감성을 가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시니어모델 데뷔 당시 85권의 관련 서적을 읽고 17kg을 감량한 정초신은 새로운 도전 앞에 혹독하게 자신을 담금질하며 다시 한번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정초신은 “런웨이를 준비하는 무대 뒤 혀가 타들어 가는 긴장감과 무대 앞 가슴 터지는 환희, 뒤돌아 퇴장할 때 다리가 풀리는 카타르시스가 런웨이의 진정한 이데아”라고 확신한다.

그가 최근 서울패션위크의 경영자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손에 쥐어진 지휘봉에서 한국패션의 뉴 이데아를 기대한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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