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어느 한쪽도 선택하지 않는 헤징전략...한미 동맹 강화도, 한중 관계 개선도 이루지 못해"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사진=전략국제문제연구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고 위험을 회피만하는 한국의 전략은 실효성이 없다며 원칙에 입각한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세계경제연구원은 지난 15일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외교정책 미·중 관계 전망과 한국의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연사로 참여한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정치학 교수이자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인 빅터 차 박사는 "최근 몇 년간 한미동맹이 지정학적 역학관계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역풍에 직면해왔다"고 지적하며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공고하게 그 역할을 더 잘 이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갈등 상황에서 위험을 회피하는 헤징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그 전략은 실효성이 없으며 장기적으로 할 수 없다"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중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고 모호하게 있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 몇 년 안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며 '중국에 반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친환경 네트워크, 강력한 민주주의, 자유주의, 인권 등과 같은 분야에 있어서는 '복원력 있는 아시아'를 만들기 위해 원칙에 입각한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밀한 한·미·일 삼국 간의 안보 및 정보 협력도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힘을 배가시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들은 한국이 이같은 이니셔티브에 참여할 경우 중국으로 받을 수 있는 경제보복에 대해 우려했다. 

이에 차 석좌는 "어떤 국가도 중국과 일대일로 붙을 수는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뭉쳐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원칙에 입각한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대북 강경론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새로운 이니셔티브와 같은 효율적인 정책이 시도되더라도 몇 가지 핵심 원칙에서는 멀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유지가 양국 동맹의 목표이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막는 것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과 협력을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비용으로 지불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과 미국과 UN 결의안의 핵확산방지 제재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만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 석좌는 "인권존중이 미국과 북한의 정치적인 관계 증진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과 "남북협력 활동을 지원하고,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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