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기강 해이 심각...내부 부정행위 전반 감사해야”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 연합뉴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LH가 과거 경영 실적을 위해 고객 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던 실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주택건설 부문 현장조사 대응’ 자료에 따르면 LH는 분양·임대아파트 관리소 직원을 동원해 정부의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심지어 관여 여부를 은폐하려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배 의원실에 따르면 LH는 현장조사 대응 공문을 배포해 조사원의 인상착의를 세밀히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관리소로 유도해 동행을 권유하고 조사원의 업무가 끝날 때까지 동향을 지속 주시 및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공문에는 미리 준비된 우호 고객을 조사원 설문조사에 투입해 '평가점수 만점' 부탁하기, 조사원 성향 파악하기 등이 단계별, 경우별로 상세히 기재돼 있다.

그 결과 입주민들의 민원과 불만, 임대주택 공실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H는 최근 3년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017년 90.1점, 2018년 87.2점, 2019년 89.3점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점수는 관련 법률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경영실적평가에 포함돼 임직원의 성과급 지급기준으로 활용된다.

이 의원은 “LH는 현장조사 대응 공문을 통해 ‘관리소 직원 및 LH에서 설문 잘 받아달라고 부탁받은 사항은 없다고 해달라’고 하거나, ‘입주민 카페 등에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하며, 조사 관여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사건이 공론화되자 해당 문서는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만 쓰였고 공문을 배포한 적은 없다며 관련자 2명만을 각각 견책 및 주의조치하는 것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 ‘꼬리자르기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최근의 땅 투기 의혹과 작년의 고객만족도 조사 왜곡 사건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LH의 '전조직적인 비위 및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토교통부는 LH의 투기 행위뿐만 아니라 내부 부정행위 전반에 대한 전수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경제신문=조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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