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가격 산정 대상인 북해 유전 빠르게 고갈
서부 텍사스산 원유 포함 여부 내년 2월 결정될 듯

월스트리트저널(WSJ)의 3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원유가격 공시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플래츠는 브렌트유 가운데 현물 인도일이 정해진 데이티드 브렌트(Dated Brent) 가격을 결정할 때 서부 텍사스산 원유를 포함하는 방안을 시장 참여자들과 논의 중이다. (사진 : 미국 에너지정보국 홈페이지)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다.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원유와 함께 세계 3대 유종으로 꼽힌다.

브렌트유는 유황 성분이 많아 서부 텍사스산 원유보다 2~3달러 낮게 가격이 산정된다. 반면 두바이 원유보다는 2~3달러 비싸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78% 정도를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브렌트유의 가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브렌트유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는 벤치마크 유종이다. 거래는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주로 선물로 이뤄지는데, 최근 브렌트유 가격 산정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를 반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3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원유가격 공시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플래츠는 브렌트유 가운데 현물 인도일이 정해진 데이티드 브렌트(Dated Brent) 가격을 결정할 때 서부 텍사스산 원유를 포함하는 방안을 시장 참여자들과 논의 중이다.

S&P 플래츠는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구한 뒤 내년 2월께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WSJ은 오는 2022년 3월께부터 새로운 가격 산정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데이티드 브렌트는 금융시장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나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처럼 국제 유가 시장에서 글로벌 가격 지표로 역할을 해왔으나 수년 전부터 중대한 문제에 봉착한 상태다. 가격 산정 대상인 북해 이스트 셰틀랜드 유역에 있는 브렌트 유전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S&P 플래츠는 북해의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데이티드 브렌트 가격 산정에 반영했으나 이들 지역의 원유마저도 고갈되고 있는 상태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를 브렌트유 가격 산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된 직접적 원인인 셈이다.

WSJ은 브렌트유 가격 산정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의 반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국제 원유 시장에서 미국의 부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덧붙였다.

실제 미국은 지난 40년간 계속된 자국산 원유 수출 금지를 2015년 해제한 이후 주요 원유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S&P 플래츠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하루 평균 44만3,000배럴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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