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신용대출의 72%, 보증ㆍ담보 대출로 드러나

▲ 새정치민주연합 양천갑 지역위원장 김기준 국회의원.
새민연 양천갑 지역위원장 김기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내은행의 기술신용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급증한 기술신용대출의 72%가 보증 및 담보 대출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신용대출 활성화로 은행의 담보·보증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공염불이 되고 있다.

지난 해 7월부터 실시된 기술신용대출(이하 TCB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2월 기준 TCB대출 총액은 13조5033억원이다. 지난 2월에만 전월대비 26% 증가한 2조758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해 1월,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기술평가시스템 구축방안’을 수립하고, 은행이 담보·보증 중심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기술신용평가를 통한 신용대출을 대폭 유도하는 ‘기술신용대출 활성화’ 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술금융은 현 정부 금융정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8조9247억원의 TCB대출을 유형별로 분석했더니 담보·보증 형태의 기술신용대출이 72%를 차지했다.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이 각각 53%, 19%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은 불과 28%에 그쳤다. ‘기술신용대출’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특히 지난 해 말 기준, 전체 기업대출에서 신용비중이 46%였음을 고려하면, TCB대출의 신용비중은 기존 대출보다 더 떨어진 셈이다. 중기대출만 보면 신용비중은 35%,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기대출에서 신용비중이 44%였다. 기존 중기대출보다 신용비중이 더 하락한 것이다.

TCB대출 활성화를 통해 중기대출에서 담보·보증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실제 중기대출에서 신용비중은 TCB대출이 시행되기 전 36%(44%, 개인사업자 대출 제외)에서 지난 해 34.9%(42.9%)로 오히려 떨어졌다. 은행 중에서 TCB대출 실적이 가장 좋은 기업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17%에 불과했고, 담보대출 비중은 59%로 가장 높았다.

김기준 의원은 “말만 기술신용대출이지 보증·담보 대출 비중이 70%가 넘는다”면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사실상 기존에 거래하던 우량기업의 담보대출을 기술신용대출로 바꾼 것에 불과한 무늬만 기술금융이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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