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5만원권에 밀려나며 사실상 사라질 운명

[시사경제신문=김우림 기자] 지난 2009년 10만 원 짜리 자기앞수표를 대신해 현금으로 출발한 5만원권이 오는 23일 날짜로 10살이 된다.

한국은행은 10세를 맞이한 5만원권 실체를 밝힌 ‘5만원권 발생 10년의 동향 및 평가’를 19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 발생 10년의 동향 및 평가’를 19일 발표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중에 유통되는 은행권 10장 중 4장 가량은 5만원권으로 나타났다. 유통되는 숫자 기준으로 36.9%였다. 국내 유통 화폐중 액면가가 가장 큰 탓에 금액 기준으로는 시중 유통 은행권의 84.6%를 차지했다.

한은 발표 자료에 의하면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고 물가가 오르면서 5만원권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10년전 9조9000억원이었던 발행잔액은 10년만에 98조2000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장수(張數)로도 2017년에 1만원권을 앞지르며 중심 권종의 입지를 확보했다.

5만원권이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경조사다. 한은의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5만원권은 개인간 거래(50.7%)에서 사용 비중이 컸다.

특히 경조금(24.6%) 명목으로 5만원권을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목적으로 따지면 예비용(79.4%)으로 5만원권을 보유한 경우가 많았다.

5만원권의 등장은 일상 생활과 금융거래의 여러 모습을 바꿨다. 가장 큰 혜택은 화폐관리비용이 줄어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1만원권 5장의 효과를 내는 5만원권이 생기면서 화폐 제조와 유통, 보관에 따른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5만원권 등장으로 연간 600억원 가량의 은행권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5만원권이란 강력한 경쟁자에게 밀려나며 사실상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5만원권이 나오기 전인 2008년 9억3000만장이던 10만원권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지난해 8000만장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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