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각)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 경기에서 한국의 류승우가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골을 성공 시킨 후 아쉬워하고 있다/뉴스1

시사경제신문 온라인 뉴스팀 기자 = 신태용호가 우승 진전 일본에게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에서 펼쳐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31일 오전 카타르 도하의 알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끝난 일본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먼저 2골을 넣고 여유롭게 앞서 가다 후반 중반 이후 거짓말처럼 내리 3골을 내준 허무한 결과였다. 이미 3위까지 주어지는 리우행 티켓을 확보해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으나 아쉬운 마무리가 됐다.
 
한일전으로 펼쳐진 결승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진성욱을 원톱에 두고 2선에 류승우와 문창진, 권창훈을 배치했다. 그 뒤에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박용우와 이창민을 둬서 안정감을 키웠으며 왼쪽부터 심상민-송주훈-연제민-이슬찬 플랫4를 가동시켰다. 골문은 김동준이 지켰다.
 
공수를 모두 염두한 라인업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즐겨 사용했던 다이아몬드 4-4-2보다는 안정감 있는 포석이다. 중앙 미드필더 2명을 배치해 그간 박용우 홀로 맡았던 수비형MF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렇지만 결코 수비적인 포메이션은 아니었다.
 
개인전술 능력이 뛰어난 류승우와 문창진, 권창진을 동시에 투입했다는 것은 공격 쪽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뜻이었다. 진성욱은 앞에서 한껏 싸워주면서 2선 공격수들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이 주된 임무였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전반 20분 만에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진성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이것을 권창훈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돼 들어가면서 기분 좋은 선제골이 터졌다. 벤치가 원했던 가장 이상적인 그림으로 나온 득점이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한국의 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수월하게 풀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수비 조직력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이다. 4강까지 5경기에서 단 2실점에 그쳤고 그나마 하나는 PK였다.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면서 역습을 도모했던 팀이 먼저 실점을 했으니 아무래도 앞으로 나오는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어린 선수들이라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쫓기는 일본을 상대로 한국은 여유로운 운영이 가능해졌다. 선수들의 투쟁심은 더 살아났고 패스의 정확도는 높아졌으니 마음껏 경기를 쥐락펴락했다.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가 필요할 때는 숨을 죽였다. 이럴 때 축구는 참 쉽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추가골이 터져 더 편했다. 신태용 감독의 히든카드 진성욱이 직접 불을 뿜었다. 이창민이 오른쪽을 파고들다 내준 낮고 빠른 크로스를 골문 정면에서 진성욱이 부드러운 터치로 잡아낸 뒤 곧바로 터닝 슈팅을 시도,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분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흔들리는 일본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쐐기포였다.
 
이후 경기장은 한국인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선수들은 2골의 여유 속에서 축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은 일본 팬들의 코를 납작하게 누른 채 또 다른 축구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후반 20분이 넘어가면서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후반 22, 역습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다쿠마 아사노에게 만회골을 내줬다. 일본 벤치의 용병술이 통했다. 그리고 불과 1분 뒤인 후반 23분에는 신야 야지마에게 헤딩 슈팅을 내줘 동점골까지 허용했다. 위기였다. 분위기는 일본 쪽으로 급격히 넘어갔고 당황한 쪽은 한국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33분 김현을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원했던 골은 오히려 일본 쪽에서 나왔다. 맹공을 퍼붓던 한국은 후반 36분 또 다시 아사노에게 일격을 당해 역전까지 허용했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겨놓다 당한 역습이었다.
 
후반 초중반까지 한국이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일방적이었던 경기는 2-3 역전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마무리됐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만회골을 노렸던 한국은 끝내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고 이번 대회 우승은 일본의 차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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