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 온라인 뉴스팀 기자 = 10일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한 한상균(53) 민주노총 위원장이 결국 경찰에 체포돼 압송됐다. 조계사에 은신한 지 25일째 만이다. 경찰은 한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퇴거 전 대웅전에서 예불하는 한상균 위원장 / 사진=뉴스1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24분쯤 은신했던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나왔다. 법복을 벗고 민주노총 조끼와 등산복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시종 입을 굳게 다물고 결연한 표정으로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과 악수를 했다.

그는 곧장 대웅전으로 이동해 3배를 마친 뒤 도법 스님과 함께 불교역사기념관 내부로 이동해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약 15분에 걸쳐 면담을 진행했다.

오전 10시46분쯤 한 위원장은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오늘 구속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이 저지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노동재앙, 국민대재앙을 불러올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2000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총궐기 투쟁을 위력적으로 해내자"며 "감옥 안에서라도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 승리 소식만은 꼭 듣고 싶다"고 지속적인 투쟁을 당부했다.

자진출두 배경에 대한 질문에 그는 "2000만 불자와 조계사의 고통이 너무 컸다"면서 "조계종의 성지인 이곳까지 공권력에 의해 침탈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결단했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전 11시10분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과 함께 조계사 정문에 대기 중이던 경찰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위원장은 오전 11시18분쯤 조계사 정문 일주문 밖으로 나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일주문으로 나오자마자 '미란다 고지'를 한 뒤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한 위원장은 수갑이 채워진 채 압송돼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향했다. 이날 오전 11시22분쯤 호송차를 타고 경찰서에 도착한 한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한 위원장은 흉기 소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고 그대로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상대로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의 소요죄를 포함, 올해 총 9차례의 불법 집회·시위에 가담한 혐의 등을 철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이르면 11일 저녁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추가 조사를 위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이 발부한 구금용 구속영장은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불법 집회·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한 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자, 10월14일 구인용 구속영장을 발부해 집행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어 지난달 11일 재판 구금용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한 위원장은 같은 달 16일 갑작스레 조계사로 몸을 숨겼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