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허인철 이마트 전 대표 영입과 연관…롯데, 신세계, GS 등도 관심

매각대금이 최소 7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M&A(인수합병)전이 본격 점화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주관사인 HSBC는 비밀유지확약서에 서명한 인수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국내 후보군 중에는 롯데, 신세계, GS 등 유통관련 그룹과 제과업체인 오리온이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오리온은 예상외로 꼽히는 후보다. 당초 유통 관련 그룹이나 사모펀드들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 홈플러스 매각전에 오리온 뛰어든 것을 놓고 업계에서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롯데나 신세계보다 오히려 오리온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독과점 이슈, 그리고 매장 중복 등의 문제가 있는 롯데나 신세계는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오리온의 경우 이런 이슈로부터 자유롭다.

게다가 이마트 대표이사를 지낸 허인철 부회장을 지난해 7얼 영입한 것도 대형마트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허 부회장은 2006년 신세계그룹이 월마트를 인수할때 실무진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신세계그룹에서 이마트 대표까지 맡는 등 대형마트 업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오리온이 지난해 테스코를 방문해 홈플러스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문도 돈다.

오리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는 수준"이라며 "지난해 테스코를 방문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각대금이다. 홈플러스 매각대금은 7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내로라하는 유통그룹들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만약 오리온이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단독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전략적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IB업계 관계자는 "최소로 잡아 7조원이라고 해도 하나의 기업이 단독으로 마련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라며 "따라서 전략적 투자자들은 추이를 지켜보다가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들과 손을 잡는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는 서울 시내면세점 심사다. 오는 8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시내면세점 심사에는 국내 굴지의 유통관련 기업 7곳이 대기업군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티켓은 2장뿐이기 때문에 탈락한 곳 중 면세점을 위해 마련한 재원으로 홈플러스 인수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는 시내면세점과 홈플러스 매각건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면서 두 사안이 서로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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