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인 서울'서 '친환경·리사이클 패션’ 혁신 전략 선보여

섬유·패션 산업이 ‘친환경’을 모토로 혁신하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섬유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10%, 수질오염의 20%,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20~35% 차지하고 있다.

이에 나이키, 아디다스 등 32개 글로벌 패션기업은 ’2030년까지 100% 친환경 섬유 사용 및 재생에너지 전환 협약인 ‘패션 팩트(Fashion Pact 패션 조약)’를 지난 2019년 8월 체결한 바 있으며 현재 76개사 참여하고 있다.

세계 친환경 섬유시장은 지난해 489억불에서 오는 2030년에는 1019억불로 연평균 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 섬유시장에서의 비중도 지난해 4.9에서 2030년 7.2%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친환경 섬유패션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전체 내수의 약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친환경 소재는 버진 대비 1.5~2배) ▲낮은 친환경 브랜드 인지도 등에 막혀 실제 구매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뷰 인 서울(Preview in Seoul 이하 PIS) 2022’에서 만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섬유·패션업계에서의 친환경 행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일축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 확대 뿐 아니라 선진국들의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친환경’ 기조 강화로 인해 패션기업들이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친환경·리사이클 패션’ 혁신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폐페트병 재활용해 탄소중립 실천

지난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뷰 인 서울(PIS) 2022’에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지난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뷰 인 서울(PIS) 2022’에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섬유산업연합회 주최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PIS에서는 국내외 섬유패션업체 311개사(524부스)가 참가한 가운데 새로운 기준과 가치의 다음 세계를 여는 ‘넥스트 게이트’를 주제로 기후 위기와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탄소중립 소재들이 선보였다.

소비자들에게 쓰이고 버려지는 폐페트병이 다시 폴리에스터 원사로 가공돼 섬유를 만드는 데 쓰인다. 리사이클 중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고 난 후, 폐기물을 다시 재활용하는 ‘포스트 컨슈머(Post-consumer)’ 방식이다.

또 나일론 원사 제조공정 가운데 퀄리티가 떨어져 제품에 쓰이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원사를 재가공을 거쳐 재사용한다. 소비자에게 쓰이기 전 폐기물을 다시 재사용하는 ‘프리 컨슈머(Pre-consumer)’다.

이때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나일론 원사에 대해 GRS(Global Recycled Standard 국제재생표준인증)을 받는다. GRS는 친환경 재생 섬유의 원료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생산 단계별 재생섬유 함량에 대하여 추적이 가능한 제품에 부여하며,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20% 이상 재활용 소재가 포함돼야 한다.

26일 IPS 행사장에서 만난 효창티앤씨 관계자는 “석유에서부터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등을 추출하는 공정에서의 탄소 배출과 이 재료들이 폐기됨으로써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재활용 나일론 원사,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사를 개발해 전세계 친환경 의류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옥수수로 만들어 100% 생분해...자원 순환 '기여'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뷰 인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이번 행사에서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추출물을 사용한 생분해성 PLA(Poly Lactic Acid) 원사 제품도 선보였다.

PLA는 옥수수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재료로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며 폐기 시 미생물에 의해 100% 생분해되는 재질이다.

이번 행사에서 옥수수, 사탕수수, 사탕무 등 추출물로 만든 생분해 PLA 원사 ‘써큐론’을 선보인 코레쉬텍 관계자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추출물 등 자연소재로 만들어 사용 후 매립하면 100% 생분해·퇴비화돼 자원을 순환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친환경 재료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뿐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석유 기반 재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게 발생한다”며 “이에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에 생분해 플라스틱 기준은 있지만 생분해 섬유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생분해 섬유 소재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생분해 섬유 소재에 대한 기준이나 인증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연합회가 생분해 섬유 기준 수립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는 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닥나무 등 천연소재 '지속가능성' 확보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뷰 인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뷰 인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ECO융합섬유연구원은 닥나무로 만든 섬유 소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석유처럼 고갈되거나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닥나무의 인피섬유를 주원료료 해 지속가능하며 공정과정에서도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연구소 관계자는 “면도 천연소재지만 면을 재배할 때 농약을 많이 사용한다”며 “닥나무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나무를 심어놓으면 15년 동안 가지치지를 해서 닥섬유를 만드는 데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닥섬유는 지속가능할 뿐 아니라 면에 비해서도 더욱 친환경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닥섬유 제품은 항균·소취기능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먼지와 염색약품 등으로 인해 3D업종으로 분류되는 의류제조산업의 환경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의류산업으로 인력을 끌어오기 위해 쾌적한 근무환경 제공과 아울러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인력의 고도화를 위해 생산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이밖에 네오엔프라는 옥수수 당분이 주성분인 듀폰의‘소로나’와 흑연에서 추출한 다기능성 그래핀섬유를 융합한 친환경 고기능성 스트레치 원사 ‘그래피너스’를 선보였다. 경방과 아진인터내셔날은 국내 최초로 천연섬유와 옥수수 섬유를 혼방한 자연스러운 스트레치 방적사로 스판덱스 대체 시장 진입을 알리기도 했다.

[시사경제신문=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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