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 통한 홀몸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

성북구 장위2동 저장강박 가구, 온 마을사람들 나서 위기 해결. 사진=성북구
성북구 장위2동 저장강박 가구, 온 마을사람들 나서 위기 해결. 사진=성북구

지난 7월 26일 성북구 장위2동 주민센터로 “어르신 한 분이 쓰레기 더미와 벌레가 들끓는 집에서 살고 있어요”라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연락을 받은 주민센터 직원들이 현장에 가보니 어르신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반지하에서 불도 안 켠 채 지내고 있었고, 습기와 악취로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운 집안 내부에는 문을 열자마자 쓰레기 더미와 함께 벽면에 핀 곰팡이와 벌레들이 가득 보였다.

어르신과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제안을 했으나 해당 주민은 현재의 생활에 크게 불만도, 개선 의지도 없으셨다. 또, 네 명의 자녀 중 세명이 먼저 세상 떴고 남은 가족과도 관계가 단절된 상황이었다. 고령의 나이에 온 집안에 적체된 쓰레기와 곰팡이, 바퀴벌레, 거미는 개인위생과 건강, 안전에도 최악이었다.

장위2동주민센터에서는 내부사례 회의를 통해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에 관한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 반대하던 어르신도 주민센터 직원의 지속적인 설득과 노력으로 마음을 돌렸다. 8월 2일 마침내 돌봄SOS의 주거서비스와 연계해 1차 청소가 시작됐다. 내부에 적체된 쓰레기가 생각보다 심각해 두 번에 걸쳐 진행, 바퀴벌레 소독도 1, 2차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18일에는 장위2동 아띠봉사단(회장 이경숙)의 협조로 2차 청소가 진행됐다. 아띠봉사단은 1차 쓰레기 배출 후 온 집안에 쌓인 묵은 때 제거와 정리 정돈을 했다. 최근 폭우로 봉사활동도 다녀온 아띠봉사단은 이웃의 어려움에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폭우로 집안의 곰팡이와 악취는 더욱 심한 상태였지만 봉사단의 협조로 싱크대와 화장실, 집안 내부 청소 정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의욕 없이 방 한쪽에 앉아 쓰레기와 물건들을 버리지 말라고 소리치던 어르신도 집이 점점 깨끗해지는 모습을 보고 경계심을 풀었다. 봉사단원들과 함께 바닥을 닦고 빨래건조대도 직접 조립하며 적극성을 보였다. 쓰레기로 인해 사용이 어려웠던 싱크대와 방이 깨끗해지자 좋아하는 기색도 보였다.

21일에는 장위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회장 조상덕)의 협조로 도배가 진행됐다. 새마을지도자 9명이 온 집안에 핀 곰팡이와 바퀴벌레를 제거, 오후 3시에 시작된 도배 봉사는 저녁 8시가 되어 마무리됐다. 오랜 노력 끝에 곰팡이가 가득했던 방 2개와 거실이 어느덧 새집처럼 바뀌었다. 이날 새마을지도자 회원들은 도배와 함께 전등 시설 교체, 방역소독도 함께 진행하여 어르신이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더 신경을 썼다.

조상덕 장위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 “오늘 폭염과 습한 날씨에도 적극적으로 봉사에 참여해준 새마을지도자 회원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어르신이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로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위2동주민센터는 사례관리 사업비를 지원하여 청소 후 필요한 가정용품, 이불 등을 지원, 어르신이 이전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후관리로 가정방문을 통해 위생환경을 점검하고 빈곤 위기가구 정기 모니터링 등록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개입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봉사를 통해 지역 복지자원을 꾸준히 발굴하고 복지사각 지대에 놓인 주민을 위해 지역사회의 신속한 서비스 연계와 협조가 이루어지도록 지역공동체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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