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쌍둥이 동생 대한·민국의 바르셀로나 일기

이청용, 볼 관리능력과 뛰어난 패스 실력
이대한, 몸싸움에 강하고, 감각적인 왼발 프리킥
이민국, 빠른 스피드를 드리블로 연결해 슈팅까지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태권도 선수 출신 엄마, 축구지도자 아빠를 둔 청용이와 대한·민국, 이들 3형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제2의 박지성’을 꿈꾼다. 사진 오른쪽부터 이청용, 이대한, 이민국. 사진=원금희 기자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태권도 선수 출신 엄마, 축구지도자 아빠를 둔 청용이와 대한·민국, 이들 3형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제2의 박지성’을 꿈꾼다.   

체육인 집안에서 성장한 3형제는 어린 시절 여러 종목의 운동을 접하면서 도전과 끈기, 승부욕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지도자인 아빠의 영향으로 축구를 놀이처럼 배운 3형제는 타고난 재능에 힘입어 뛰어난 발재간을 부리게 됐다. 2016년 청용이가 8살, 대한·민국이 6살 무렵 이들 모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그해 청용이는 F.G GRAMANET(F.G그라마)팀에 입단했고, 쌍둥이 형제 대한·민국은 RCD 에스파뇰 아카데미 대표 반에서 1년간의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내내 두각을 보인 대한·민국은 RCD 에스파뇰 유스팀의 정식 테스트를 받았고 이를 통과한 민국이는 한국인 최초 에스파뇰 팀에 입단하게 됐다. 대한이는 스페인 성인 3부 CF 바달로나 팀으로 합류했다.

에스파뇰 팀에 입단한 민국이는 MVP 및 득점상을 차지할 만큼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대한이 또한 CF 바달로나 팀에서 프리킥 전담 키커로, 청용이 역시 F.G GRAMANET(F.G그라마) 팀에서 미드필더로서 각각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대한이는 스페인 최대 맥주회사인 CF DAMM(담) 팀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여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청용, 대한·민국 3형제는 낯설고 물선 스페인에서 축구 선수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청용 군은 F.G GRAMANET(F.G그라마), VILA OLIMPICA(빌라 올림피카) 팀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리그 중상위 팀인 C.E SANT GABRIEL(산가브리엘)에 적을 두고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2020-2021 시즌에서 RCD 에스파뇰팀을 우승으로 이끈 민국이와 3위를 차지한 CF DAMM(담) 팀의 대표선수 대한이는 에스파뇰 U-11, FC 바르셀로나, CF 지로나 팀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유소년팀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에스파뇰에서 주장을 맡으며 3년 연속 우승에 기여한 민국이는 모든 러브콜을 마다하고 2021-2022년 시즌 에스파뇰 잔류를 최종 확정했다. 대한이는 민국이가 소속돼 있는 에스파뇰팀으로 이적해 한국에서 유학 온 쌍둥이 형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RCD 에스파뇰 구단 관계자들이 자국의 우수한 선수들을 제치고 대한이와 민국이를 선택할 만큼 현재 쌍둥이의 축구 실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스페인 까탈루나 산가브리엘 소속 13살 이청용 선수는 박지성을 능가하는 미드필더를 목표로 고된 훈련 속에서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다.

 

볼 관리능력과 뛰어난 패스 실력을 갖춘 이청용 선수. 사진=원금희 기자

 

이청용, 대한·민국이 보여줄 우리나라 축구의 새 역사 기대

2021-2022년 시즌 팀 우승과 득점왕이 되고 싶다는 청용이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 스피드와 슈팅력을 보강하고 개인기 연습에 주력하고 있어요. 제가 열심히 운동해야 쌍둥이 동생들이 더 분발할 수 있고, 저희 3형제를 뒷바라지 하시는 부모님께 효도 할 수 있잖아요”라며 야무진 속내를 밝혔다.

청용이의 동생 RCD 에스파뇰 소속 11살 이대한 선수는 “제 동생 민국이랑 같은 팀에서 축구를 할 수 있어 기뻐요. 같이 패스 연습도 하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고 친구 같은 동생이에요. 앞으로 축구를 열심히 해서 은골로 캉테(첼시, 미드필더)처럼 꼭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대한이의 쌍둥이 동생 RCD 에스파뇰 소속 11살 이민국 선수는 “6살 때 처음 입단 테스트를 받았는데 축구를 너무 하고 싶고, 또 잘하고 싶어서 죽을힘을 다해 뛰었어요. 그래서 구단 선생님들이 저를 뽑아주신 것 같아요. 지금도 축구가 제일 좋아요. 앞으로 국가대표가 돼서 우리나라를 월드컵 우승 국가로 만들고 싶어요”라며 큰 포부를 말했다.

축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성격’이라고 말하는 민국이는 “친구가 힘들고 어려울 때 도와주면서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대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 “나중에 큰 선수가 되면 아빠, 엄마에게 좋은 약도 사드리고, 집도 사드리고, 차도 사드릴 꺼에요. 우리 때문에 고생을 너무 많이 하세요”라고 맘속 깊이 묻어둔 말을 꺼냈다.

스페인에서 3형제의 축구를 지도하는 최광열(남, 28) 코치는 “청용이는 볼 관리능력과 패스 실력이 뛰어나다. 대한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힘이 좋아 몸싸움에 강하고, 왼발 프리킥 능력이 탁월하다. 민국이는 축구에 대한 근성이 대단하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로 슈팅까지 연결하는 공격력이 일품”이라며 “아직 어리지만 세 명 모두 축구를 좋아하고, 또 지도한 만큼 실력도 일취월장해 미래가 촉망된다”고 밝혔다. 

타국 멀리 스페인에서 어려운 과정과 힘든 고비를 넘기며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이청용, 대한·민국이 보여줄 우리나라 축구의 새 역사를 기대해 본다.

 

몸싸움에 강하고, 감각적인 왼발 프리킥이 일품인 이대한 선수. 사진=원금희 기자

 

한국인 최초 에스파뇰 팀 입단, 빠른 스피드를 드리블로 연결해 슈팅까지 가능한 이민국 선수. 사진=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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