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1.0% 기록, 1998년의 -5.1% 이후 22년 만에 처음
1인당 국민소득 3만2,115달러에서 3만1,000달러대로 감소 전망

코로나 19가 세계를 덮친 지난해 우리 경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역시 한 해 전보다 줄어든 3만1,000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세계를 덮친 지난해 우리 경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역시 한 해 전보다 줄어든 3만1,000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1.0%로 집계됐다.

이 같은 역성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의 -5.1% 이후 22년 만이다. 1980년의 -1.6%를 포함하면 사상 세 번째 역성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2008년 4분기부터 이듬해 3분기까지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1.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19 충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됐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진 후 저소득층 대출자들이 돈을 갚지 못하자 미국의 대형 모기지 회사들이 파산하며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를 통틀어 보면 정부 소비가 5.0%로 증가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6.8%로 증가 전환했다. 하지만 민간소비와 수출은 각각 -5.0%와 -2.5%를 기록하면서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의 -0.5%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였고, 특히 1989년의 -3.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1998년의 -11.9%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해 수입은 3.8% 줄었는데, 이는 2009년의 -6.9%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업종별로 GDP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건설업은 -0.8%로 감소 폭이 줄었다. 하지만 서비스업(-1.2%)과 제조업(-1.0%)은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은 1998년(-2.4%)과 2009년(-2.3%)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주체별로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이 2.0%포인트만큼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반면 정부는 1.0%포인트만큼 올렸다. 최종 소비지출로 따지면 정부 기여도는 0.8%포인트, 민간 기여도는 -2.4%포인트였다.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알 수 있는 1인당 국민소득은 2019년 3만2,115달러보다 소폭 줄어 3만1,000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을 분기별로 나눠보면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친 뒤 3분기와 4분기 각 2.1%, 1.1%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재유행에 민간소비가 타격을 받았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중심으로 5.2% 늘면서 3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도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2.1% 증가했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운수)와 재화(음식료품) 소비가 모두 위축돼 전체적으로 1.7%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2.1% 감소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모두 늘면서 6.5% 확대됐다.

성장률에 대한 수출 기여도는 1.3%포인트였지만 민간소비는 -0.8%포인트였다. 성장률을 수출이 1.3%포인트 끌어올렸으나 민간소비가 0.8%포인트 주저앉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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