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10.2% 증가한 1,075억∼1,110억 달러 예상
중국과 대만에 빼앗겼던 설비투자도 세계 1위 탈환할 듯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협회는 5일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대비 8∼10% 증가하고, 특히 메모리 시장은 13∼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도별 반도체 수출 추이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장기적 가격 상승을 뜻하는 슈퍼사이클은 원래 원자재 시장에서 유래했다. 원자재 가격은 지난 1998년부터 급격히 올라 10년 넘게 고공 행진을 했다. 특히 석유와 금의 경우 7배나 비싸졌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제조업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흡수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D램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사상 두 번째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설비투자도 중국과 대만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재차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사태 여파로 비대면 경제가 확산하면서 스마트폰, PC, 노트북, 서버 등의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협회는 5일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대비 8∼10% 증가하고, 특히 메모리 시장은 13∼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반도체 수출 전망을 별도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 19의 역설로 반도체가 지난해부터 호황을 보이면서 올해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 구실을 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정부는 올해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10.2% 증가한 1,075억∼1,110억 달러로 지난 2018년의 1,267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는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D램 중심으로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12.0% 증가한 703억∼729억 달러, 시스템반도체는 5G 통신 칩, 이미지 센서 등의 수요 증가와 파운드리 고객 확보로 7.0% 늘어난 318억~330억 달러로 예상했다. 파운드리는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정부는 D램의 경우 연초부터 초과수요로 전환해 그 폭이 점차 확대되고, 낸드는 초과공급 상태를 유지하다 하반기부터 초과수요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템반도체 역시 파운드리 수요 증가, 비대면 경제 활성화, 5G 보급 가속화에 따른 5G 통신 칩‧고해상도 이미지 센서‧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수요 증가로 세계시장이 5.5%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빼앗겼던 반도체 설비투자 1위 자리를 2년 만에 탈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중국과 대만에 반도체 설비투자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설비투자액 전망치는 189억 달러로 중국의 168억 달러, 대만의 156억 달러보다 많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5.6% 증가한 992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19와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 등에도 역대 2위 실적을 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303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철강·석유제품을 넘어 수출 5위 품목으로 도약했다.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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