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회장 취임후 실적악화…전년 영업익 44%·순익 41%↓
주가 바닥 ‘5만원대’ 매수 제안…“가치대비 낮은 주가 매력적”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대한민국 경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수출 중심인데다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나눠 갖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시스템이다. 실제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데 5,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연관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축을 추진하지만, 1960년대 경제발전 단계부터 반세기 넘게 고착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깨트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전후 독일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3, 4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주요 대기업집단 오너의 지난해 실적과 함께 올해 사업계획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에는 국내 4위 기업인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의 실적을 들여다봤다.​

[글 싣는 순서]
[오너 3세 기업분석, 삼성電·현대車 ①] 이재용 부회장 ‘곤두박질’…정의선 수부 ‘상승기류’
[오너 3세 기업분석, SK②] 최태원 회장 ‘한 박자 쉬고’
[오너 3세 기업분석, LG③] 구광모 회장 ‘경영 수업 더 받아야 하나’…실적 2년 연속 하락
[오너 3세 기업분석 한화④] 김동관 부사장·김동원 상무 ‘형제는 용감했다(?)’

[오너 3세 기업분석, 한진⑤] 조원태 회장, 그룹재건 숙제에 ‘오너리스크’까지
[오너 3세 기업분석, 두산⑥] 박정원 회장 올해 ‘분당’시대 열고 ‘경영 탄력’
[오너 3세 기업분석, 효성 ⑦] 조현준 회장, 7대 전략 사업 선전에 ‘방긋’

[오너 3세 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⑧] 조현식 부회장·현범 대표, 경영능력 부족·모럴헤저드까지…가업 ‘흔들’ [끝]

2018년 6월 LG의 새사령탑에 앉은 구광모 회장의 실적이 2년 연속 하락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2018년 6월 LG의 새사령탑에 앉은 구광모 회장이 2년 연속 자존심을 구겼다. 구 회장은 부친 구본무 회장이 같은 해 5월 운명을 달리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다만, 경영 능력은 기대 이하인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241억원으로 전년(1조8,213억원)보다 43.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1068억원으로 41.2%(7761억원) 줄었다.

경영능력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구 회장은 취임 첫해에도 16.7%, 당기순이익은 22.7%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LG의 부채비율은 15.2%로 안정적이다. 타인 자본 의존도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100 이하이면 건전하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LG의 자산은 22조4346억원으로 부채(3조4135억원)을 크게 앞섰다.

◇ 경영수업 기간 짧아…3년 6개월

이 같은 실적 저조는 구 회장의 경영 수업이 상대적으로 짧은 점이 힘을 보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구 회장은 2006년 하반기 LG전자에 합류해 2014년까지 실무를 익혔다. 이후 그는 2015년 LG 시너지팀, 2017년 LG 경영전략팀, 2018년 LG전자 lD사업부 상무 등 3년 6개월간 경영 수업을 받은 게 전부이다.

이는 재계 1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991년 입사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2위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1999년 입사해 2002년부터 2018년까지 17년간 경영 수업을 가진 것과 대비된다.

구 회장이 2년 연속 실적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LG 주가도 약세이다.

LG주가는 2018년 1월26일 9만6,5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종전 사상 최고가인 10만4,000원(2010년8월26일)에 근접했다. 이후 주가는 6만원대 중후반부터 7만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증권업계는 LG 주가가 기업 가치대비 낮은 주가가 매력이라며 매수를 제안했다. 서울 여의도 LG 본사. [사진=정수남 기자]

다만, LG 주가는 지난달 12일 8만200원으로 깜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7일 종가는 5만4,600원으로 사상 최고대비 47.5%(4만9,400원)가 빠졌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한 연구원은 “LG의 경우 기업 가치대비 낮은 주가가 매력적인 기업이다. LG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도 역시 높은 편”이라며 매수를 제시했다.

최근 저가에 매수하면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적 회복을 위한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데 있다.

실적 추락 원인과 회복 방안 등을 묻는 본지 질문에 LG 관계자는 말을 아꼈다.

한편, LG의 주력인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2조3062억원으로 전년(61조3417억원)보다 1.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0%(2672억원), 당기순이익은 1,799원으로 87.8%(1조2,929억원) 각각 급감했다.

 

 

지난해 LG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313억원으로 97.5%(1조2,088억원) 크게 감소했다.

LG전자의 재무 구조도 호불호가 갈린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증가율(1.6%)은 재계 ‘빅4’에서 가장 낮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9%로 현대차보다 0.4%포인트 높은 3위이다.

지난해 LG의 부채비율은 63.4%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지난해 LG의 자산은 44조8,599억원으로 부채(28조4,347억원)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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