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 초청강연에서 이 같이 밝혀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30일 "내년 전 세계 무역증가율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공일 무역협회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60회 KITA 최고경영자 초청강연을 통해 "거시경제적인 전망에서 봤을 때 무역환경이 더 좋아질만한 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공 회장은 "내년도 (우리나라)수출 증가율이 잘못하면 한 자리 수로 갈 가능성도 있다"며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선박이다. 2009년도 수주한 것을 내년도에 많이 출고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제품 가격하락 등으로 수출의 전체 성장률은 전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일반기계 등은 내년에도 상당한 증가세를 전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공 회장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실물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을 지적하며, "2010년 상반기 그리스 위기 등이 부각되면서 세계 경제는 혼란에 빠졌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2012년을 내다보면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요국별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가 흑자지만 미국, 영국 등 서방의 경우 적자를 보이고 있다"면서 "재정수지 역시 EU는 -5%대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의 경우 EU 10%, 미국 9%대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청년실업률이 50% 가량 되고, 중국은 물가 상승률이 5%가 넘는다"고 열거했다.

주요 국가들 가운데 미국경제 전망과 관련해 사공 회장은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앞으로 더블딥에 들어갈지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예측하고 있다"면서도 "주택경기 부진과 높은 실업률에 따른 가계소비 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전체 경제 중 가계소비가 7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더딘 회복세가 지속되고 향후 경기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내년에는 민간소비가 조금 나아져 미국경제는 금년보다는 성장률이 조금 높아질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고 전했다.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선 "물가상승 부담으로 인한 현재 5%대 물가상승률을 4%대로 낮추기 위한 긴축정책으로 성장세가 떨어질 수 있다"며 "또 선진국 경기둔화는 중국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수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다만 "실질임금 증가 등으로 인해 가계 소비가 증가하고 정부가 투자사업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내수진작으로 8%대 경제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경제에 대해서는 "금년도 기관들의 EU 경제성장률은 1.7% 정도로 보고 있는데 내년에는 거의 대부분이 제자리 걸음을 할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 문제가 발생한지 상당히 오래됐고 PIIGS 국가 등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가고 있어 유럽 전체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로존 전체 역내 총생산을 보더라도 거의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정부부채를 본다면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경우 거의 100% 이상, 그리스의 경우 170%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그리스 문제가 이탈리아로 번지는 것이 제대로 통제되지 못할 경우 유럽 경제는 더블딥으로 갈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러한 위기를 독일 등 EU 국가들이 막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EU내에서 정책적인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는 구조"라며 "좀 더 재정적 통합이 필요하지만 개별국가 의회는 자율성 포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결국 유럽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경제에 대해선 지진복구 사업 등으로 경기가 개선되는 추세지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예년처럼 크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공 회장은 "(올해)3분기 들어 지진복구사업, 주택수요 및 민간수요 활성화 등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세계 경제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세계 대부분의 기관은 금년도 일본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보고 있지만, 내년에는 OECD 등에서 2% 정도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9번째로 달성하는 무역 1조달러 시대 진입과 관련, "상품 수출은 세계 7등이지만 서비스 수출은 세계 14등 밖에 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서비스 수출이 세계 1등이다. 한미FTA가 되면 미국의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 시장에 투자가 많아질 것이다. 제조업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지만 일자리가 생긴다"고도 조언했다.

사공 회장은 또 "수출을 강조하면 일부 비판적인 시각에서 대기업만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지만 한·칠레 FTA의 경우만 봐도 중소기업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제조업 부분을 보면 일자리의 70% 이상이 수출과 관련된 분야이다. 수출과 일자리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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