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 구매 뒤 수수·판매 의심환자 19명 등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향정신성의약품 중 식욕억제제에 대해 현장감시를 실시한 결과,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의원·약국과 환자에 대해 행정처분 및 수사를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특정관련 없음 (사진=PIXABAY)

[시사경제신문=김종효 기자]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식욕억제제를 구매할 수 있도록 처방전을 위조한 의원 등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월 한 달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를 활용해 향정신성의약품 중 식욕억제제에 대해 현장감시를 실시한 결과,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의원·약국과 환자에 대해 행정처분 및 수사를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현장감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지난 1년간 식욕억제제를 구매한 상위 300명 환자 자료를 기초로 했으며, ▲과다 구입 환자 ▲과다 처방 의원 ▲같은 처방전을 2개 약국에서 조제한 건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 30곳과 약국 21곳을 조사하고 환자 72명의 처방전·조제기록 등을 확보했다.

그 결과, 과다 구매한 뒤 이를 수수‧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 19명, 처방전 위조가 의심되는 환자 4명 등 환자 21명(2명 중복)과 과다 처방이 의심되는 의원 7곳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마약류 보고 의무 등을 위반한 약국 8곳과 의원 1곳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사례를 살펴보면, A씨는 매달 2~6개 의원을 돌며 5~8개 처방을 받아 1~4개 약국에서 의약품을 조제 받아, 1년간 인천 소재 의원 12곳에서 받은 처방 93건으로 약국 10곳에서 펜디메트라진과 펜터민 성분 식욕억제제를 4102일분(약 11년분), 1만6310정을 구매했다.

 B씨는 1년간 대전 소재 의원 42곳에서 327건의 처방을 받아 약국 33곳에서 펜터민을 4150일분, 4185정을 구매했으며, 한 개 처방전으로 약국 2곳에서 구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C씨는 부산 소재 의원 처방전을 위조해 1년간 54회 펜디메트라진 5400정을 구매했다.

식약처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일부 의사가 업무 목적 외에 처방(마약류관리법 제5조 제1항 위반)한 혐의와, 일부 환자(마약류취급자 아닌 자)가 마약류를 사용, 수수, 매매 등 취급(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 위반)한 혐의다.

식약처는 또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관련 ▲보고 내역과 현장에서 확인한 재고 내역의 불일치 ▲보고 내역 중 일부 항목(의료기관명, 환자명 등) 불일치 ▲취급 보고기한을 지나서 보고 ▲마약류 의약품 사고(분실·도난·파손 등) 미보고 ▲마약류 의약품 저장시설 점검기록 미작성 등 마약류취급자의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에서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례로 병원에서 ‘1일 1회 30일분’의 처방을 1개월 내에 세 번 이상 발행한 경우, 환자 치료를 위한 의사의 ‘처방권’ 내의 행위인지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약국에서 조제‧판매 보고를 했으나 처방전이 없는 경우엔 거짓보고로 의심돼 업무정지 3개월 행정처분 및 수사 대상으로 판단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도입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약류 의약품을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으며, 안전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병의원·약국 등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프로포폴, 졸피뎀, ADHD 치료제 등 오남용 우려가 있는 마약류 의약품에 대해 구매량이 많은 환자나 처방 일 수를 과도하게 초과해 처방한 의원 등 위반 사항을 적발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개발, 현장감시를 강화해 나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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