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뿌리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필요하다
[칼럼] ‘뿌리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필요하다
  • 김종면 기자
  • 승인 2019.05.15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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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논설위원
김종면 논설위원

 

[시사경제신문 김종면 기자]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위반사항 자진신고 기업의 처벌유예가 오는 21일로 끝나게 됨에 따라 관련 중소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화관법 자진신고 기간인 20171122일부터 지난해 521일까지 6개월간 접수된 법 위반 업체와 건수는 각각 126, 186389건에 이른다. 화학물질 확인, 유독물질 수입신고, 제한·금지물질 수입허가,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등이 자진신고 대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자진신고 업체의 96.3%9651개사(186014)가 후속조치 이행을 마쳤거나 기간 내 이행할 것으로 추정돼 처벌을 면제받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지난달부터 자진신고 업체에 대해 후속조치 이행 수준에 따라 3단계(미이행, 이행중, 완료)로 나눠 후속조치 이행을 독려하고 있다. 중소규모 영세사업장의 원활한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서는 장외영향평가서 작성, 취급시설 안전관리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후속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는 현장단속 등을 통해 고발할 계획이다. 위법사항이 있는데도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미신고 업체는 단계별로 점검을 해 적발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부터 시행된 화관법은 기존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개정한 것으로, 화학물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해화학물질의 취급 기준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화학물질의 구체적인 성분, 유통과정 등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정부는 화관법 기준 미달 업체에 대해서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간다. 하지만 걸림돌이 한 둘이 아니다. 환경부는 국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수를 24000여 곳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화관법 대상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진 신고한 업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얘기도 있다. 정부의 보완기준에 미달한 업체가 2200여 곳에 이르는 만큼 무더기 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

화관법 유예기간 만료일이 다가옴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낙후된 공장을 갖고 있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단속이 본격화되면 휴·폐업이 속출할 수도 있다.

정부는 장외영향평가 등 보완조치가 진행 중인 사업장에는 12개월의 기간을 추가로 줄 계획이지만 영세 중소기업으로서는 화관법 기준을 충족시키는 일이 여전히 힘에 부치다. 현행 화관법에서는 유해물질 취급 공장에 부과된 안전 기준이 기존의 79개에서 413개로 늘었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업체들이 법에 규정된 안전 기준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화관법 시행이 업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면밀한 검토 없이 규제 일변도로 밀어붙여 산업계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2019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의 성장은 정부의 변함없는 목표라고 말했다. 수소전기차 같은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5G(5세대)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시대 주력산업은 중소기업이 주역이 될 수 있는 분야라고도 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화관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뿌리산업이야말로 기초공정산업으로 중소기업의 영토 아닌가. 이 분야 또한 그 이름에 어울리는 조명을 받아야 마땅하다.

지난해 11월 유럽상공회의소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독특한 규제가 많은 갈라파고스 국가라고 진단했다. 사뭇 냉소적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창업국가라기보다는 규제국가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환경과 관련된 규제는 엄격해야 한다. 하지만 거기에도 예외적인 상황은 있을 수 있다. ‘한계상황에 처한 뿌리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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