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본소득박람회 ‘청년기본소득 정책효과’ 토론 열려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 이틀째인 30일 오전 수원 컨벤션센터 3층에서 '청년기본소득의 정책효과'에 대한 토론회에서 좌장인 강남훈(사진 가운데) 한신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서정희 군산대 교수(사진 좌측), 샘 매닝 Y컴비네이터 연구소 연구팀장, 강남훈 한신대 교수, 시그네 야우히아이넨 핀란드 사회보험국 선임경제학자, 이건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 민정수 기자

경기도 기본소득박람회 이틀째인 3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는 ‘청년기본소득의 정책효과’라는 주제로 기본소득의 미래와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청년기본소득(청년 배당)은 올해 만 24세가 되는 청년(주민등록상 경기도 3년 이상 거주)에게 1인당 연 100만 원 규모의 지역화폐로 지급된다.

첫 발제자로 나선 서정희 군산대학교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조건을 따지지 않고 연령만 따져 지급하는 복지급여가 없었다”면서 “청년배당은 언론에도 나오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공론화되었고 (청년배당으로) 기본소득이 국가의무로 논의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대상자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조사 중인 미국 연구소의 발표도 이어졌다.

샘 매닝 Y컴비네이터 연구소 연구팀장은 기본소득을 받는 사람들의 시간 배분, 사회 참여, 식품 선택 등을 조사 중이다.

이 연구소는 현재 미국 2개 주에서 3000명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한 뒤의 삶의 변화를 조사 중이다. 연구소는 조사 대상군 1000명에게 3년간 매달 1000달러를 지급하고 비교 조사대상군 2000명에게는 매달 50달러를 지급한 뒤 삶의 변화를 조사한다. 

샘 매닝 팀장은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또 자신과 가족을 위해 어떤 식단을 선택했는지 등 다양한 결과를 조사 중”이라며 “성남시도 청년배당을 준 뒤로 청년들의 정치참여 늘었다고 들었다”면서 이런 연구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매닝 팀장은 본 조사 전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 두 대상자의 기본소득 지급 후 변화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브리아나(가명)와 아이린(가명)에게 매달 1500달러의 기본소득을 준 결과 파트타임에서 일하던 브리아나는 자신의 역량에 맞는 상근직 일자리를 얻게 되었고 대학원생인 아이린은 여러 곳에서 했던 아르바이트 일을 줄이고 학업에 집중했으며 지역사회 활동도 크게 늘었다”라고 말했다.

"청년수당, 조건달지 않는 지급방식 바람직하다"

샘 매닝 Y컴비네이터 연구소 연구팀장이 기본소득 대상자에 대한 조사 방식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청년수당과 필란드의 교육지원비에 대한 비교 토론도 이어졌다.

시그네 야우히아이넨 필란드 사회보험국 선임경제학자는 “필란드에서는 교육지원비가 있다. 청년기본소득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면서 “일정 금액을 주는 대신 아주 엄격한 학습 조건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정희 교수는 “우리나라도 취업과 관련된 조건부 수당이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는 등 취업활동을 증명하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있다”면서도 “조건을 달성하고 지급하는 건 권위주의적인 방식이다. 무엇을 할지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조건을 달지 않는 지급 방식이 바람직하다”라고 지적했다.

청년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사용하는 한계점을 지적하는 내용도 거론됐다.

이건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은 “경기도 기본소득이 청년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와 다른 세대로 확대될 것을 예상한다면 현금 지급 방식으로의 전환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소상공인 반발과 후속조치 등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정희 교수는 “(지역화폐 지급방식은) 청년복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두 가지 목적이 결합된 것”이라며 “지자체가 아껴서 마련한 재원을 대도시나 서울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 비난의 대상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은 “청년 일자리가 필요한데 지역경제가 피폐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나기 어렵다. 완전한 현금 지급은 전국적 지지를 받기 어렵고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불러 온다”면서 지역화폐 지급 방식은 전국민 기본소득 정책을 위한 전략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기본소득 지급에 대한 한국형 보고서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정희 교수는 “기존 복지정책은 일하지 못하거나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따져서 지급하는 방식이었는데 청년에 대한 복지정책은 거의 없다. 그래서 반대에 많이 부딪혔다”면서 “성남시 청년배당이 중요했지만 그 결과나 유의미한 성과에 대한 보고서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는데 경기도의 청년배당은 성과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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