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성분 글리포세이트, 칭다오·버드와이저·하이네켄 등서 소량 검출

발암 가능성 물질…미 환경청(EPA) “건강에 영향 미치지 않는 수치”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맥주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검사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 유통매장의 수입맥주 코너. 사진=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 김종면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농약 맥주 리스트가 논란이 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맥주에 대한 농약 성분 잔류 검사에 나섰다.

식약처는 26일 국내 유통 수입맥주 40종과 와인 1종에 대해 농약 성분인 글리포세이트 잔류량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리포세이트는 다국적 GMO(유전자변형) 종자업체이자 농약회사인 몬샌토가 생산하는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요 성분으로 콩··보리 등 GMO 작물을 재배할 때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2015년 글리포세이트를 ‘2A그룹(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으로 분류했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US PIRG(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가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맥주 15종과 와인 5종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

검출량은 칭다오 49.7ppb(10억분의 1), 버드와이저 27ppb, 코로나 25.1ppb, 하이네켄 20.9ppb, 기네스 20.3ppb, 스텔라 18.7ppb 등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미국 환경청(EPA)과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코덱스(CODEX),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은 이들 검출량이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글리포세이트의 일일섭취허용량(Acceptable Daily Intake, ADI)0.8/BW/day로 정하고 있다. ADI는 개인이 평생 매일 섭취해도 건강상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양을 말한다.

PIRG하루 0.01의 글리포세이트를 섭취하면 암 발생 위험이 100만분의 1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섭취하려면 160ppb 농도의 맥주를 마셔야 하는데, 이번 검사에서 나온 맥주는 모두 그 이하로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IARC글리포세이트가 사람에게 비호지킨 림프종과 폐암을 일으킨다는 제한적인 증거가 있으며 실험용 쥐 등 동물에 대한 발암과 관련해서는 증거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우려는 국산맥주는 괜찮은가라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국산맥주의 글리포세이트 함유 여부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산 맥주의 경우 보리··호프 등 농산물을 수입할 때 통관 단계에서 잔류 농약 성분을 검사하게 돼 있고, 국산 맥주의 글리포세이트 여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어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검사가 끝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글리포세이트 검출량이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유해성 판단과 별개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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